
플랫폼들의 합종연횡과 버티컬 커머스의 성장 등에 따라 이커머스 업계서 시장 선점을 위한 대격전이 펼쳐지고 있다. 그 중심에 선 네이버는 '브랜드사 유치전'에서도 시장을 빠르게 개척해 나가고 있다.
일례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패션브랜드 지컷, 자주, 디젤 등은 네이버 릴레이 브랜드데이 프로모션 및 쇼핑라이브를 활용하여 네이버에서만 일주일간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여름 시즌 온라인 매출로는 매우 높은 효율을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브랜드사의 네이버 진출은 격동을 겪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비대면 경제가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로 자리잡자, '내 손 안에서 완벽히 구현되는 쇼핑 생태계'는 플랫폼사에겐 지상 최대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전통 유통 대기업이 경쟁적으로 뛰어들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 모습이나 킬러 카테고리를 보유한 버티컬 커머스 M&A 흐름 역시 같은 일환이다.
IT 업계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는 3년 전 분사시켰던 카카오커머스를 다시 흡수합병하면서 커머스 후발주자로서 재정비에 나섰다.
패션플랫폼 '지그재그' 인수를 통해 패션 카테고리 경쟁력과 기존 이용자를 흡수하고, 7월에 모습을 드러낼 '카카오점(店)'을 통해 시장 내 부족한 상품 DB를 보완하고 커머스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커머스 업계가 분주한 사이 네이버는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기술 솔루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브랜드사를 위한 통합 마케팅 솔루션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매 분기마다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스마트스토어에 이어, 지난해 브랜드사 대상으로 새롭게 선보인 '브랜드스토어'를 통해 6월 기준 400여개 브랜드사가 입점하면서 네이버 쇼핑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
네이버 브랜드스토어는 브랜드사의 마케팅 목적에 특화된 솔루션으로, 스마트스토어와 같이 운영 상의 자율성이 보장되며 고도화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찌나 루이비통 같은 해외 명품브랜드는 물론, 최근엔 에스티로더 같은 백화점 1층의 럭셔리 뷰티 브랜드사의 입점도 늘고 있다. 5월 기준 브랜드스토어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500% 이상 껑충 뛰었다.
고도화된 온라인 마케팅 전략 짜는 브랜드사들, 네이버 환영하는 이유?
검색, 커머스, 콘텐츠 등 다양한 이용자 층과 높은 트래픽을 기반을 갖춘 네이버는 브랜드사를 위한 토탈 마케팅 솔루션, 데이터 분석 및 고객관리 등 온라인 마케팅 첨병으로 성장 중이다. 잘 정비된 플랫폼사의 인프라를 활용해 온라인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대형 브랜드사가 네이버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풍부한 빅데이터와 물량을 기반으로 브랜딩 강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대형 브랜드사의 경우 고도화된 마케팅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똑똑한 컨설팅이 필요한만큼,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여러 마케팅 솔루션 및 연계 서비스가 브랜드사와의 시너지를 더욱 극대화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동시에 이용자 쇼핑여정에 접근하지 못하는 단순 노출 방식이나, 카카오점이 보여줄 기능으로 예상되는 기존 브랜드사의 자사몰 연결 방식만으론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하기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뒤따르고 있다.
네이버 브랜드스토어는 고객 관리 및 상품 디스플레이 기능을 넘어 마케팅과 브랜딩을 위한 토탈 컨설팅 기능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각 브랜드사가 추구하는 콘셉트나 브랜딩 방향성을 접목시킬 수 있도록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강화한 스토어 솔루션을 제공하고, 고객들에게도 브랜드의 경험을 네이버로까지 연결 및 확장해 네이버 내에서 발생하는 고객의 쇼핑 여정과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실제로 브랜드스토어에 제공하는 통계 및 데이터분석 툴인 '브랜드 애널리틱스'는 브랜드스토어의 트래픽 및 매출 분석같은 기본 통계 지표부터, 인기검색어 및 상품 클릭수 등 브랜드 상품 분석, 카테고리 인사이트를 위한 검색 트렌드와 인기 태그, 브랜드 연관어 분석을 통한 검색트렌드 분석 데이터 등을 제공하여 마케팅 담당자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데에 초점을 둔다.
나아가 네이버 광고, 네이버 주제판, 네이버 쇼핑라이브 등 브랜드사의 마케팅 캘린더에 맞춰 연계할 솔루션도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상품 론칭 같은 주요 마케팅 액션을 네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연계한 마케팅 매트릭스를 짜는 식이다.
일례로 뷰티브랜드 '헤라'는 신제품 쿠션 론칭 당시 오프라인에서 만나볼 수 있는 프라이빗 세일 혜택을 '신상위크' 프로모션을 통해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구현하고, 쇼핑라이브 론칭쇼를 통해 빅 이벤트를 꾸렸다. 네이버 광고와 패션뷰티 주제판을 통한 브랜디드 콘텐츠도 연계한 결과, 준비 물량 5000개를 조기 완판하여 억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포레스트 CIC 이윤숙 대표는 지난 3월 애널리스트데이를 통해 "네이버의 다양한 마케팅 프로모션을 경험해 본 브랜드사들이 네이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들을 세워 이를 활성화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해주고 계신다"며 "브랜드스토어를 자사몰로 대체하여 활용하는 대형 브랜드사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색, 쇼핑, 콘텐츠, 기술, 데이터에 이어 최근 CJ대한통운과의 AI 물류 협업 시너지까지 섭렵한 네이버는 고객의 '라스트마일'까지 책임지며 브랜드사 모시기 경쟁에서 굳히기 작전에 들어간다. 주문량 예측 95%의 정확도를 갖춘 '클로바 포캐스트'와 CJ대한통운의 빠른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LG생활건강은 온라인 배출 2배 성장, 스토어찜 고객 1.6배 증가하는 등 성공적인 온라인 판로와 고객 확대를 이뤄나가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네이버는 광고, 콘텐츠, 물류, 기술 시너지를 더욱 강화해 브랜드사에 제공할 통합솔루션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진단부터 마케팅 캠페인 리포트까지 일련의 과정을 컨설팅 할수 있도록 관련 솔루션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네이버 안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와 구매방식에 맞춘 기술 경쟁력으로 커머스 생태계를 넓혀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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