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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합격자 토대, 로스쿨 정원 배분부터 잘못” [연중기획-끊어진 계층이동 사다리]

입력 : 2021-06-30 06:00:00 수정 : 2021-06-29 18: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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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로스쿨 교수들도 비판
“SKY 로스쿨 선발인원 다른 학교 압도해
자연스럽게 대형로펌으로 이어지는 구조”
“로스쿨,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 전제 설계
상대평가 선발시험처럼 운영하며 엇박자”

‘다양한 법조인 양성’을 내세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오히려 학벌주의를 공고화하는 현상에 대해서 현직 로스쿨 교수들은 제도 설계부터가 불공정했다고 비판했다. ‘변호사 자격 시험화’로 로스쿨 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외대 로스쿨 이창현 교수는 29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인문·사회계열 졸업자의 지원이 많고 또 SKY로스쿨의 선발 인원이 서울대 150명, 연세대·고려대 각각 120명으로 다른 로스쿨을 압도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SKY 출신이) 대형로펌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수한 자원이 몰리고 환경이 좋다 보니 SKY 로스쿨에서는 상승작용이 일어나고 반대로 지방의 로스쿨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로스쿨 제도 설계 자체가 불공정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사법시험의 합격자 배출자 수를 토대로 로스쿨 정원이 정해진 것 자체가 지방과 서울 소재 로스쿨의 가장 큰 격차”라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대 로스쿨은 일부 필수과목을 절대평가로 바꿔 학생들의 변호사시험 준비 부담을 덜어줬지만 정작 엄격한 학사 관리에 책임이 있는 로스쿨 협의회나 교육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며 “(다른 로스쿨) 1학년들이 반수해서라도 SKY, 서울대 로스쿨을 진학하려는 게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 소재의 한 로스쿨 교수는 “대형 로펌을 목표로 한다면 애당초 지방의 로스쿨을 선택하지도 않는다”며 “학생 수도 적은 상황에서 우수한 인재는 서울에 빼앗기고 (지방대 로스쿨 출신의) 변시 합격률도 갈수록 떨어지면서 악재만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로스쿨 도입 당시 제도 연구에 참여했던 건국대 로스쿨 한상희 교수는 “로스쿨은 ‘변호사시험 자격 시험화’를 전제로 만들었다”며 “변시를 상대평가에 의한 선발시험처럼 운영하면서 제도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변시 합격에 목매게 되면서 로스쿨 교육은 황폐해지고 학생들은 사교육에 의존하게 됐다”며 “결국 로스쿨도 변시 합격을 위해 학벌로 대표되는 ‘범생이’를 선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로서의 성공 여부는 자격시험 통과 후에 결정될 내용”이라며 “로스쿨 교육을 충실히 받았다면 변호사 자격이 부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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