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엔 인민일보 우치민 부국장
후 편집인 달리 ‘합리적’ 평 받아

‘중국 공산당의 비공식 대변인’ 노릇을 하는 애국주의 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 총편집인이 조만간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23일 홍콩 매체 싱타오 데일리 등에 따르면 환구시보 후 편집인이 물러나고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국제부 우치민 부국장이 새 편집인으로 임명된다. 퇴임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후 편집인은 1960년생으로 정년인 60세를 넘었다. 베이징외국어대를 졸업하고 인민일보 국제부에 입사했다. 2005년 환구시보 편집인이 된 후 애국주의적 강성 발언으로 ‘중국 공산당의 비공식 대변인’이란 별칭을 얻었다.
그는 “중국이 단기간에 핵탄두를 1000개로 늘려야 한다”, “미군이 감히 우리 섬을 공격하면 거센 반격을 받을 수 있다” 등 발언을 내뱉어왔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 내에서 인기를 얻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그의 팔로어 수는 무려 2400만명에 이른다.
한국과도 악연이 깊다. 방탄소년단(BTS)이 6·25전쟁 70주년에 대해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라고 밝히자 중국 누리꾼들은 6·25전쟁에 참가한 중국 군인들의 희생을 무시한 발언을 했다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후 편집인은 “BTS가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네티즌의 발언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며 “논란이 커진 것은 한국 언론 탓”이라고 밝혔다.
새로 부임하는 우 부국장은 후 편집인과는 달리 ‘겸손하고 합리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베이징 출신의 우 부국장은 1991년 인민일보 국제부에 입사했고, ‘대국외교 제일 현장’이란 책을 쓰기도 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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