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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 月 5000만원→29세 2억 빚” 고물장수 된 사업가의 ‘1300만원 캐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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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7 11:01:11 수정 : 2021-06-17 11: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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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 철없었던 과거를 기억하기 위한 한 여성의 1300만원짜리 캐리어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Joy 예능 ‘실연박물관’에서는 한 실연자가 고가의 명품 캐리어를 실연품으로 전시하고자 찾아왔다.

 

36세 변유미 씨는 명품 캐리어를 들고 나타나 “22살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직접 800만 원을 주고 구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2배에 가까운 13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이에 이소라는 “오렌지 색 (캐리어를) 샀다는 건 다른 웬만한 명품 브랜드도 다 가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건 보통 다른 선택들이 다 있을 때 살 수 있는 것”이라고 예리한 눈썰미를 발휘했다. 

 

변유미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시에는 부자였다. 20대 초반에 동대문 의류 사업을 우연찮게 하게 됐다”며 “직원도 있고 공장도 연결이 돼 있었다. 그런데 전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통장에 들어오는 돈만 썼다”고 말했다.

 

당시 연매출도 어마어마했다고. 그는 “한 달 수입으로 5000만원을 벌 때도, 3000만원을 벌 때도 있었고, 몇 천 단위로 벌었다”며 “이렇게 번 돈을 거의 명품을 사는 데, 1년 4번 정도의 해외여행을 가는 데 썼다. 잘 나가는 사람과도 알게 돼 그 사람들 흉내 내기에 바빴다”고 회상했다.

 

흉내 내기에 그치지 않았던 당시, 노력하지 않은 댓가는 참담했다. 그는 “이름을 알 법한 사업가들이 점점 모이기 시작하며 노력하지 않은 전 설 공간이 점점 줄었다”며 사업을 접은 이후 또 다른 사업에 도전했으나 사기를 당했다고. 결국 29살에 빚 2억을 떠안게 됐다.

 

이 일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려 했던 변유미 씨는 “어느 날 엄마가 제 얼굴을 보고 돌아가시다가 쓰러져서 응급실에 가셨다. 정신이 번쩍 들더라”며 “나한테 나쁘게 한 사람은 두 다리 뻗고 잘 살고 있는데 왜 나는 이래야 하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후 명품 가방과 집 등을 정리해 빚을 갚았지만 백수가 된 변유미 씨는 필라데스 강사, 푸켓 가이드 등에 도전했으나 고용 불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그만둬야 했다. 결국 그가 선택한 일은 고물장수였다.

 

이모와 이모부에게 배운 고물장수 일을 하고 있다는 변유미 씨는 “무작정 파주로 가 월셋방을 얻고 쓰레기통부터 뒤졌다. 쓰레기통을 뒤지다 보면 파지도 있고 깡통도 많더라. 모르는 것들은 사진을 찍어 이모부에게 물어봤다”며 “2주 정도 물어보니 이모부가 일을 가르쳐주시더라.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노력이라는 걸 했고, 노력으로 얻어지는 행복을 처음 느꼈다”고 밝혀 뭉클함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고물장수를 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나이 제한이 없고 학벌이 중요하지 않고 성실, 절실, 부지런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며 “이 일은 노력을 하면 배신을 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에 캐리어를 다시 가져가 팔았으면 좋겠다는 MC들의 말에 변유미 씨는 “그때의 제가 없다면 지금의 저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나쁘고 못되고 슬펐던 감정, 괴로웠던 감정을 다 넣어서 초심을 잃을 때마다 한 번씩 보고 싶다”면서 앞으로 고물 업계의 프로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사진=KBS Joy 예능 ‘실연박물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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