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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실험의 장 ‘여우樂(락) 페스티벌’이 돌아왔다

입력 : 2021-06-18 03:00:00 수정 : 2021-06-17 10: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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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악이 지닌 흥과 잠재력을 2010년부터 선보여 온 ‘여우樂(락) 페스티벌(여우락)’이 7월 2일부터 24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달오름극장·별오름극장에서 열린다.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는 이름처럼 우리 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영역의 예술가들이 과감한 시도를 하는 음악 실험의 장이다. 전통과 동시대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음악적 시도로 평균객석점유율 90%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올해 여우락은 기존 예술감독과 음악감독이 프로그램을 이끌던 이원체제를 벗어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1인 체제를 도입했다. 페스티벌의 방향성과 프로그램 구성을 보다 명료하고 일관성 있게 꾸리기 위해 꾀한 변화다. 올해 디렉터에는 음악·무용·미디어아트 등 폭넓은 장르를 오가며 개성 넘치는 예술세계를 구축해 온 아티스트 박우재가 선정됐다. 박우재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독창적인 거문고 연주 방식과 음악으로 주목받았다.

 

총 4개의 콘셉트, 13개의 공연으로 구성되며 각기 다른 매력으로 관객을 만난다. 먼저 ‘디렉터스 픽’(Director’s Pick)은 박우재 디렉터가 직접 기획한 세 개의 공연이다. 개막작 ‘두 개의 눈’은 박우재가 소속된 그룹 무토(MUTO)와 입과손스튜디오가 합작한 융복합 프로젝트로 판소리 심청가에 키네틱 LED와 미디어아트를 접목시켜 새로운 해석을 이끌어낸 작품이다. 거문고 연주자 심은용‧황진아‧박다울 세 사람이 뭉친 쓰리고의 ‘고고고’는 걸출한 거문고 솔리스트 삼인방의 3색 매력이 충돌과 조화를 이루며 거문고 사운드의 새로운 확장을 기대하게 한다. 음악그룹 나무는 국악 실험의 시조격이라 할 수 있는 전설적인 한국음악앙상블 바람곶의 데뷔공연 ‘물을 찾아서’를 오마주한 ‘물을 찾아서-Remastered’를 통해 한국음악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준다.

 

‘여우락 컬래버’(Yeowoorak Collabo)는 ‘여우락’에서만 볼 수 있는 신선한 아티스트 간 협업, 예상을 뛰어넘는 뜻밖의 장르‧영역의 예술가 조합을 만날 수 있는 무대들이다. 국악과 재즈의 베테랑 뮤지션이 결성한 슈퍼밴드 신박서클과 재즈피아니스트 윤석철이 만난 ‘불안한 신세계’는 일상에 파고든 전염병‧미세먼지‧기후변화‧방사능 등 오늘날 우리와 공존하는 불안을 음악으로 풀어내며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건넨다. 월드뮤직그룹 공명과 일렉트로닉 락밴드 이디오테잎의 ‘공TAPE-Antinode’는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두 팀이 ‘혁신’이라는 공통 키워드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두 장르 사운드의 진폭을 최대로 끌어올려 폐막 무대를 장식한다.

 

‘여우락 초이스’(Yeowoorak Choice)는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선보이며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아티스트 무대. 2021년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 수상에 빛나는 추다혜차지스의 레퍼토리와 협업무대, 그리고 신작까지 총망라한 공연 ‘오늘밤 당산나무 아래서’는 무대미술로 구현한 신 당산나무 아래서 다채롭게 변주된 무가(巫歌)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옛 국군광주병원에서 느낀 소리와 기억을 소환해 완성한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의 ‘찬:찬란하길 바라며’는 하늘극장 무대 위 객석을 마련해 관객의 감각을 깨우고 몰입감을 높인다. 종묘제례악을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재해석한 그룹 HAEPAARY(해파리)는 공예·디지털페인팅·3D애니메이팅 아티스트와 협력한 ‘Deep Sea Creatures’를 통해 그들의 독특한 사운드를 시각화 한 환상적인 공간 속에서의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디렉터스 랩’(Direstor’s Lab)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우재의 실험정신이 가장 돋보이는 프로그램이다. 별오름극장에서 진행되며 각 공연별로 32명의 한정된 인원만 누릴 수 있는 2021 ‘여우락’의 은밀하고 야심찬 기획이다. 현악기인 아쟁과 가야금의 연주자가 선과 실을 모티프로 펼치는 김용성×박선주의 ‘실마리’는 퍼포먼스와 인문학강의가 어우러지는 무대다. 스피커와 음향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녹음된 소리와 라이브 연주를 교차시켜 완성하는 타악 연주자 고명진의 ‘나들’, 그리고 연주자가 직접 두부를 만들고 두부가 만들어지는 동안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사운드와 어우러지는 음악으로 청각과 후각을 자극할 달음의 ‘두부의 달음’까지 세 개의 공연이 각각의 개성적인 콘셉트로 호기심을 자아낸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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