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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형원자로 北공급’ 운운 말고 신한울 1호기부터 허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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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6 23:46:17 수정 : 2021-06-16 23: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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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지대 북한에 유용한 공급안”
한국형 경수로 전철 밟을까 우려
탈원전정책부터 파기해야 할 때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어제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핵 해결을 전제로 소형 모듈 원자로(SMR)가 산악지대가 많고 송배전망이 부족한 북한에 에너지를 공급할 유용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완전한 탄소중립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다. 수소·원자력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한 에너지 믹스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핵융합 기술을 발전시켜 2050년 ‘한국형 인공태양’ 상용화를 뒷받침하겠다고도 했다.

탈원전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믿기 어렵다. 세계 각국이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차세대 원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16기를 조기 폐쇄하려던 미국은 2019년 반대로 ‘원전 육성법’을 통과시켰다. 영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도 앞다퉈 신형 원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앞서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원전 해외수출 협력을 약속했다. 탈원전으로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가 붕괴된 마당에 원전을 수출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SMR 개발 등 미래형 에너지 정책의 전제는 국내 원자력산업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다. 그 출발점은 탈원전 도그마에서 탈피하는 일이다.

송 대표 발언에 대해 같은 당 양이원영 의원이 “SMR, 핵융합의 기후변화 대응효과는 검증된 내용이 없다”며 “탄소 중립에 닿기 위한 해결책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실상은 어떤가. 지난해 원자력 발전 비중이 28.8%를 차지했다. 2018년 23.1%까지 떨어진 원전 비중이 2019년 25.6%로 높아지더니 ‘탈원전’을 외치기 전인 2016년 29.7%에 근접하고 있다. 석탄 발전을 줄여 생긴 전력 공백을 원전으로 채우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북한에 대한 백신 지원, 대북제재 완화 발언으로도 모자라, 전력까지 공급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한심하다. 김영삼정부 시절 북한의 한국형 경수로에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은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7월부터 월 200㎾h 이하 전력 사용 주택의 공제와 전기차 충전 혜택이 줄어든다. 잘못된 탈원전 정책이 가져온 부메랑이다. 발전단가가 신재생에너지의 40%인 원전을 외면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북한 장사정포·미사일 공격에 취약하다’는 논리로 완공 1년이 넘도록 외면해온 경북 울진 신한울 1호기의 운영부터 허가하는 게 순리다.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도 검토해야 한다. 원전은 안정적 전력 확보를 넘어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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