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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잡은 이준석, '당 장악력' 시험대…尹 입당, 野 통합 등 과제 산적

입력 : 2021-06-11 13:39:22 수정 : 2021-06-11 13: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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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1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36세의 청년 이준석 후보의 대세론을 입증하는 선거로 결론 났다. '0선' 수장이 대선정국에서 제1야당을 이끌게 됐지만 당심(黨心)은 세대교체를 통해 당의 간판을 교체하는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보수정당의 틀 안에서 이 신임 대표는 당권 장악, 대선관리, 야권통합, 계파 편향 논란, 당 개혁 등 산적한 난제를 얼마나 원만하게 풀어나갈 것인가로 정치력을 시험받게 됐다.

 

11일 전당대회 개표 결과, 이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쳐 총 9만3392표(43.82%%)를 얻어 37.14%(7만9151표)에 그친 나경원 후보를 제치고 당대표로 당선됐다. 이 대표는 당원투표에선 3% 차이로 나 후보에 밀렸지만, 국민 여론조사에서 30% 이상 격차로 우위를 점했다. 결국 국민의힘이 총선 참패 후 1년 만에 비대위 체제를 청산하고 새 당대표로 청년을 내건 셈이다.

 

보수정당에 30대 청년 대표가 등장하는 파란이 일어나면서 당내 권력지형도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이지만, 이 대표가 '꽃길'을 걸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 대표의 당선으로 당권 장악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벌써부터 당 안에서 대두되고 있다. 단 한 번도 의정활동을 하지 않은 '0선'의 무(無)경험으로 제1야당의 대표로서 수권정당의 틀을 만들어가기에는 리더십이 미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당 일각에선 이 대표가 당선되자마자 리더십이 흔들리면 차기 비대위원장을 물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만큼 이 대표의 정치력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갖는 시각이 적지 않다.

 

새로 구성된 지도부 면면을 볼 때,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을 제외하면 이 대표가 그간 거리를 뒀던 친박 색채가 강했거나 보수성향이 짙은 인물들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만큼 이 대표가 당 운영 과정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 힘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진 원외 인사들이 당 지도부로 입성하면서 이 대표의 거침없는 쇄신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당원투표에서도 나경원 후보가 6만1077표(40.93%%)를 획득, 이 대표보다 우월한 점도 여전히 대다수 당원은 당의 노선으로 보수를 원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대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대표가 30대 중반의 MZ세대(밀레니엄세대+Z세대·1980~2000년대 출생)라 당세가 취약한 청년층을 공략하는데 강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당내 일각에선 정치에 입문한 지 10년 동안 지역구에서 당선되지 못한 것을 놓고 정치력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가 세대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이번 전대에서 다섯 명의 당권주자 중 최연소 청년 후보란 점을 부각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렸지만, 총선마다 내리 연패한 것은 정치인으로서 역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대표가 청년층에는 소구력이 있는 편이지만 당 내에서조차 트럼피즘, 분열주의로 지지율을 끌어올린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것과 달리, 20대~30대 여성과 당원 비중이 높은 50~60대 사이에선 높은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점도 한계로 지적받는 만큼 당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다.

 

내년 대선을 9개월 남겨둔 시점에 이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을 포함해 안정적인 대선관리를 통한 정권교체라 할 수 있다.

 

대선 국면에서 잡음이 일어날 소지가 가장 높은 경선룰을 어떻게 설정하고, 공정성을 둘러싼 시비를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러한 공정성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이 대표가 내세운 것이 이른바 '버스론'이다.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선다. 절대 버스는 특정인을 위해 기다리거나 원하는 노선으로 다녀서도 안 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윤 전 총장의 입당 시점에 따라 당내 대선 경선 스케줄이 변동되기보단 일관된 원칙하에 경선을 추진해야 당 안팎의 대선 주자를 불러 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대선 경선 관리의 엄정 중립을 강조한 것이지만 이러한 정시버스론이 야권 분열의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공격 소재가 될 수도 있다. 야권의 유력 잠룡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버스에 태우지 않은 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노선을 따라 운행하는 버스는 의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도 대선 승리를 위해 윤 전 총장 영입이 필수라고 인정했지만, 만약 윤 전 총장이 입당을 미루거나 국민의힘 의원들을 역으로 영입하는 방식으로 독자 세력화에 나설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 대표가 '버스'를 정시에 출발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경선 과정에서 직설적인 발언으로 윤 전 총장 폄훼 논란에도 휘말렸던 이 대표가 만약 자강론을 앞세워 윤 전 총장이 참여하지 않는 경선을 치르더라도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의 지지율이 대체로 5%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적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컨벤션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여기에 이 대표가 잠룡으로서 존재감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관계설정도 대선 관리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다. 국민의당은 의석수가 3석에 불과한 군소정당이지만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중도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안 대표와 단일화가 없었다면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꺾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안 대표가 아군이 될 지, 안 될지는 이 대표의 선택에 따라 갈릴 수 있다.

 

이 대표는 야권통합을 순조롭게 마무리해야 하는 중책도 맡게 됐다. 좁게는 복당이 지연되고 있는 홍준표 의원, 넓게는 바른미래당 시절 탈당하면서 내홍을 겪었던 안철수계 국민의당 의원들을 끌어안을 수 있을지가 이 대표의 정치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야권통합의 최우선순위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이다.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논의를 진전시키고 큰 물꼬를 텄지만, 구체적으로 통합 방식과 당협위원장 지분, 채무·고용 승계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최근 지역위원장을 모집한 국민의당을 향해 이 대표가 "소 값은 후하게 쳐 드리겠지만 갑자기 급조하고 있는 당협 조직은 한 푼도 쳐 드릴 수 없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자, 바른미래당 시절 탈당 문제로 이 대표와 껄끄러운 관계였던 국민의당 의원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물리적으로 통합하더라도 과거 악연을 끓고 화학적 융합을 이뤄내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이 대표의 당선으로 국민의힘에 신(新)계파 갈등이 불거질지도 정치권에선 주시하고 있다.

 

황교안 체제까지도 친박계가 득세했던 것과 달리 현재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대위를 거치면서 친박계는 물론 비박계의 구심점이 사라져 계파가 와해된 상황이다.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가 당선되면 특정 대선주자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공공연하게 나왔던 만큼 그간 친(親)유승민계로 분류할 만한 활동 성향과 이력에 따른 계파 논란을 해소하고 새로운 당내 권력지형에서 계파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이 대표의 숙제다.

 

이밖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초석을 다진 기본소득제를 골자로 한 정강·정책과 호남동행, 청년의힘 등 개혁 과제를 이어받아 노쇠한 당에서 쇄신의 키를 잡고 강단 있게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인가도 이 대표의 리더십과 맞물린 추진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선 이 대표가 청년인데다 개혁보수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중도층으로의 외연확장에는 무난한 편이지만, 역으로 노년층이 많고 보수성향이 짙은 국민의힘 당에서 전통 당원들을 다독이고 잡음 없이 개혁 작업을 이끌고 갈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시선도 없지 않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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