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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공수처가 尹에 날개 다나"…내심 답답한 여권

입력 : 2021-06-11 13:08:53 수정 : 2021-06-11 13: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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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여야는 1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조사에 착수한 것이 대선정국에 미칠 영향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과 문재인 정권의 대립각이 선명해지면서 정권 탈환을 노리는 야권 대선주자로서의 입지가 한층 공고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더불어민주당은 작년 말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추진으로 정면 충돌했던 '추-윤 사태'의 재발이 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공수처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강력 추진한 검찰개혁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이에 저항했던 윤 전 총장과의 대립구도가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수도권이 지역구인 한 의원은 "윤석열이 탄압받는 구도 속에서 컸는데, 이런 게 또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수사 자체가 의아하고 의문이다. 우리에게 불리한데다, 혹여 무혐의라도 나오면 윤석열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당직을 지낸 다른 의원도 "공수처가 윤석열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저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공수처를 믿을 수가 없다"며 "조사 후에 무죄판결을 땅땅 두드려주면 윤석열 몸집만 커지는 것인데, 친문들은 그걸 못 보더라"라고 혀를 찼다.

한 핵심 당직자는 "윤석열의 간보기 행보를 통해 '가만 보니 완전 허당'이라는 인식이 커졌는데 졸지에 또 탄압받는 영웅을 만들어주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반면 강경파 사이에서는 공수처가 윤 전 총장의 더 큰 범죄혐의까지 적극적으로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문 김종민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야권을 향해 "윤 전 총장 관련 중요한 의혹들이 국민적 관심사가 될 걸로 보이니까 '대선주자 탄압 코스프레'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공수처가 더 중한 의혹 사건 수사를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K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공수처 수사를 "신(新)독재 플랜"이라고 비난한 것을 두고 "공부를 안 해서 하는 말"이라며 "고발된 것을 수사하는 것으로, 공수처 설립 취지에 맞다"고 반박했다.

야권은 공수처가 여권과 한 편이 돼 유력 주자를 압박하려는 처사라면서도 윤 전 총장의 존재감을 키워줘 내심 반가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CBS라디오에 나와 "정권이 탄압해 주는 대선후보는 천운을 타고난 것"이라며 "조국, 추미애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의 선거운동을 다해 주는 것을 보면 이 정권이 '윤석열 선대위원회' 같다"고 말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도 페이스북에 "공수처가 윤 전 총장을 대선 주자로 더 키워주고 맷집을 단단하게 할 것"이라며 "공수처는 야당의 '엑스맨'"이라고 적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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