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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신인류' 하산, 1만m 뛰고 나흘 만에 1500m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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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1 10:31:25 수정 : 2021-06-11 10: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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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 하산이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여자 1,500m 경기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육상 트랙 경기는 크게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로 나뉜다. 오랫동안 이 세 카테고리는 아예 별개의 종목으로 여겨져 왔다. 사용하는 근육과 주법 등이 전혀 다르기에 한쪽 분야 선수가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일조차 흔치 않았다.

 

그런데 중거리와 장거리에서 모두 세계 최정상을 달리는 선수가 최근 나타났다. 에디오피아 난민 출신의 시판 하산(28·네덜란드)이 주인공.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는 여자 1500m와 1만m에서 모두 우승하며 대회 2관왕에 올라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불가능한 성과를 만들어낸 그를 세계 육상계는 ‘신인류’라 부르기까지 했다.

 

이런 하산이 이번엔 1만m 레이스를 펼친 뒤 불과 나흘 만에 1500m 경기에서 우승해 또 한번 세계를 경악시켰다.

 

하산은 11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여자 1500m 경기에서 3분53초63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페이스 키프예곤(27·케냐)도 3분53초19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역주했으나, 하산의 막판 질주가 더 돋보였다.

 

경기 뒤 하산은 세계육상연맹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행복하다. 그리고 피곤하다.”라고 밝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나흘 전인 7일 네덜란드 헹엘로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콘티넨털투어 골드 미팅 FBK 게임즈 여자 1만m 경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경기에서 그는 29분06초82로 알마스 아야나(에티오피아)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작성한 29분17초45를 10초 이상 앞당긴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비록 이틀 뒤 레테센벳 지데이(23·에티오피아)가 같은 장소(헹엘로)에서 치른 에티오피아 도쿄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29분01초03으로 레이스를 마치면서 곧 바로 세계기록의 주인 자리를 내줬지만 이번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계육상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매번 놀라움을 만드는 중이지만 하산은 도쿄올림픽에는 장거리만 나선다. 일정상 중거리를 병행하기 힘든 탓으로 5000m와 1만m 두 종목에만 나서 금메달을 노린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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