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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블랙핑크·펭수 등 스타들의 뮤즈가 된 한복 [조인선의 K트렌드]

입력 : 2021-06-11 08:08:00 수정 : 2021-06-11 01: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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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1위를 4번이나 차지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2018년 ‘아이돌(IDOL)’ 뮤직비디오에서 전통 기와 무늬를 새겨 넣은 의상을 선보였다. 멤버 슈가는 지난해 5월 솔로곡 ‘대취타’ 뮤직비디오에서 흑룡포를 입었고, 미국 NBC 인기 프로그램 ‘지미 팰런 쇼’의 경복궁 뮤직비디오에서도 고궁을 배경으로 한 멋진 한복 의상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룹 ‘블랙핑크(BLACKPINK)’ 역시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을 발표하면서 뮤직비디오에서 파격적인 한복 의상을 선보였다. 봉황문 도포를 춤추기 편하도록 길이를 조절해 저고리처럼 변형하거나 가슴 가리개와 조선 시대 무관의 옷인 철릭을 변형한 의상 등을 SNS에서 따라 입는 한복 챌린지도 진행됐다.

한복을 입고 있는 그룹 ‘블랙핑크’.

아이돌뿐만 아니라 예능 스타들의 한복도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방송인 유재석은 MBC ‘놀면 뭐 하니?’를 통해 보컬 그룹 ‘MSG 워너비’ 데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새 멤버를 뽑는 유재석은 감성과 전통을 동경하는 힙스터 부케인 ‘유야호’로 출연한다. 자신의 연예 기획사를 한옥에 차린 유야호는 늘 생활 한복을 입는다. 가장 즐기는 식사도 맨밥에 총각김치다. 간식은 가래떡이나 한과 같은 전통 음식만 손댄다. 이 ‘조선 사내’는 부채도 태극문양만 쓰고,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다이너마이트’도 국악 버전만 듣는다. 또 40년 넘게 전통 매듭 기술을 이어 온 김혜순 매듭장(국가무형문화재 제22호)이 직접 만든 매듭 헤어피스를 착용한다. 제작진은 “조선 힙스터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한국 전통생활 매듭 협회에 조언까지 받아 가며 ‘제대로 만든’ 전통 매듭 문양 머리끈을 소품으로 활용했다”라고 전했다.

한복을 입고 있는 방송인 유재석.

EBS의 ‘펭수’를 위한 한복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김단하 한복 디자이너의 한복으로, 펭수의 체형을 고려하지 못해서 여러 번 수정과 제작 과정을 거쳤을 정도로 오랜 기간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녹의홍상의 일반적인 캐릭터들 한복이 아닌 국립고궁박물관이나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보물과 유물 출토 보고서, 논문 자료 속 궁중 보자기와 궁중 도배지의 문양을 참고해 디자인했다.

 

이렇게 아이돌과 톱스타들이 근래 들어 한복을 입고 자주 등장하는 이유가 뭘까.

 

최근 한복은 기존의 전통한복과 개량한복의 인식을 뛰어넘어 모던 한복, 패션 한복, 신(新) 한복 등 다양한 명칭으로 세분되고 있다. 리버시블 한복(양면), 폐페트병을 활용한 제로 웨이스트 원사, 의류 폐기물에서 뽑아낸 실로 만든 원단 등을 사용한 업사이클링 한복 등 기능과 환경을 고려한 다양한 원단과 디자인 한복들도 대중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뉴트로와 레트로 열풍을 통해 과거와 복고를 넘나들며 소비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게다가 환경과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는 ‘선한 오지랖’을 바탕으로 전통까지 트렌드로 소화하며, 한복에까지 영향을 미쳐 MZ세대는 한복을 패션의 한 분야로 인식하고 있다.

한복을 입고 있는 EBS 캐릭터 펭수.

이처럼 한복은 기존의 전통을 보존하면서 힙한 감성과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해 트렌드에 선두에 있는 아이돌과 방송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짧은 유행이 아닌 K스타일로 오래도록 지속하길 바란다.

 

전통예술 디렉터 조인선

 

●전통예술 디렉터 조인선

 

한국예술종합학교 아쟁 전공. 국내 최초 전통예술플랫폼 (주)모던한(Modern 韓)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편집위원과 한국관광공사 코리아 유니크베뉴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케이콘 2016 프랑스 전시 기획, 한국-인도 수교 50주년 기념 공연 기획 등 다양한 한국 전통예술 우수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글로벌 시장에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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