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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은 또 “이런 일 없게 하겠다” 말했고…시민들은 또 가슴 쳤다

입력 : 2021-06-10 22:47:02 수정 : 2021-06-11 07: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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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정치권 인사들의 근조화환 늘어서 / 시민들은 또 다시 안타까운 마음만
10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건물 붕괴 사고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김민지 인턴기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그리고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까지….

 

10일 광주광역시 동구 건물 붕괴사고 희생자들을 위해 동구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정치권 인사들의 근조화환이 줄지어 놓였다.

 

앞서 이날 오후 6시쯤 마련된 합동분향소는 오후 늦게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에 희뿌연 조명 아래의 근조화환이 맞물리면서, 환한 미소를 띤 희생자 9인의 영정사진과 대조돼 조문객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분향소가 마련된 직후, 방문한 정 전 총리는 “안전에 만전을 다 하겠다”며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 시민들께서도 갑작스런 사고 소식을 듣고 많이 놀라셨을 텐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또는 나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평범한 일상의 시민들이 희생당한 사고이기에, 이를 안타까워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밤이 늦도록 합동분향소에 이어졌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작성한 방명록. 김동환 기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오후 9시30분쯤 분향소에 방문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그가 쓴 방명록에는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이런 참사가 다시는 없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혔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는 버스도 마음 편히 탈 수 없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온전한 세상이 아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던 평범한 일상의 시민들이 이런 참변을 당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고 했다.

 

또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할 텐데 늘 다짐 뿐”이라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가족들께는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2019년 철거 도중 무너진 건물 잔해에 사상자 4명이 발생한 서울 잠원동 사고와 판박이라는 지적에는 “숨은 안전 불감증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현장 감시자의) 상주를 의무화하는 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리고는 “(감시자의) 상주 여부를 떠나서 철거를 시행한 관계자 등에게 잘못이 있다면, 법에 따라 응당한 처분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게 법을 엄정히 적용하고, 미비점이 있다면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분향소에서는 한 중년 남성이 ‘돈은 받을 수 없다’며 한사코 만류한 동구청의 한 관계자에게 결국 만원 지폐 몇 장을 건네고 자리를 뜬 일도 있었다.

 

어떤 사연인지 물은 세계일보에 이 관계자는 ‘사고에 무척 가슴 아파하신 분’이라고 짧게 답했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시민께서 주신 돈은 민원실에 있는 기부함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붕괴사고 현장에서 만난 이대현(24)씨는 “희생자들의 사연을 듣고는 무척 슬펐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부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같은 행보로 반복되는 사후 대응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김동환·김민지 인턴 기자 als66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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