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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윤석열 수사 착수… 野 "文정권, 공수처 집착 배경 드러나"

입력 : 2021-06-11 06:00:00 수정 : 2021-06-11 07: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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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2·3·6월 3번 걸쳐 윤석열 고발
조남관·한동훈 등 같은 혐의로 함께 넘겨

인력부족·조희연 수사 겹쳐 속도낼지 의문
국민의힘 당권 도전 주자들 “정치적 수사”
이준석 “시험대 오른 것은 尹 아닌 공수처”
나경원 “신독재 플랜 다시 시작한 것” 공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가 대선 주자로 부상한 윤 전 총장 수사에 나서면서 정치적 파장이 일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4일 윤 전 총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정식 입건하고,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에 배당해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윤 전 총장의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한 2건의 고발 사건을 수사하기로 결정하고 고발장을 제출한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에 이 같은 사실을 통지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인 사세행은 앞서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9년 5월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건을 무혐의 처분해 사상 최악의 금융사기 사건으로 비화시켰다며 지난 2월 그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 3월에는 윤 전 총장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관련된 사건의 수사와 기소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그와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를 같은 혐의로 고발했다.

공수처는 옵티머스 부실 수사 고발사건에는 사건번호로 ‘공제7호’를,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고발사건에는 ‘공제8호’를 부여했다. 옵티머스 사건과 관련해선 당시 서울중앙지검 이두봉 1차장검사와 김유철 형사7부장이, 한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선 조 차장이 각각 함께 입건됐다. 공수처 관계자는 향후 수사 상황과 관련,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사건사무규칙에 따라 적법하게 고발인에게 통지했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사건사무규칙에 따르면 공수처는 사건 처리 결과를 지체 없이 고소인·고발인·진정인에게 통지해야 한다.

이날 윤 전 총장의 특별변호인인 손경식 변호사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공수처 고발 건에 대해 특별히 밝힐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정권의 공수처 집착증의 뒷배경이 드러난 것인가’라며 비판에 나섰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공수처의 무리한 출범, 검찰의 주요보직 친정부 인사 임명, 대법원장의 편파적 사법 행정 등 근래 정권의 움직임과 맞물렸기에 국민적 의구심이 크다”면서 “지금부터 공수처가 하는 일이 ‘정당한 법 집행’인지, ‘불온한 선택과 집중’인지 국민과 역사는 똑똑히 지켜보며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 청사 모습. 연합뉴스

◆본격 정치행보 나서자 칼 빼들어… 野 “尹 죽이기 시작” 비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전격 수사하는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발 사건에 대한 통상적인 절차를 거쳐 수사하는 것이라고 하나 전문 수사인력 부족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수사 등으로 수사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표면적인 수사 착수 배경은 일단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의 고발이 계기가 됐다.

 

사세행은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했던 2019년 5월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무혐의 처분해 역사상 최악의 금융사기 사건으로 비화됐다며 지난 2월 직권남용 혐의로 윤 전 총장과 이두봉 당시 중앙지검 1차장 검사, 김유철 중앙지검 형사7부장을 고발했다. 앞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2018년 10월 옵티머스에 748억원을 투자했다가 감사에서 지적받고 김재현 당시 옵티머스 대표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했다. 전파진흥원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무혐의 처분은 옵티머스가 이후 수천억원대의 공공기관 매출채권 사기를 벌이는 발판이 됐다.

 

이와 관련, 윤 전 총장은 지난해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건을 무혐의 처분해 피해를 키웠다’는 여당 의원들의 지적에 ‘당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답한 바 있다. 국감 직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옵티머스 건과 관련해 “(윤 전 총장 등이) 이른바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이 아닌지 여부를 확인하라”며 감찰을 지시하기도 했다.

2020년 10월 22일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을 받는 검사들에 대한 수사·기소를 방해했다는 사건 역시 지난 3월 사세행이 윤 전 총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주장하며 그와 조남관 당시 대검 차장검사를 고발한 건이다. 지난해 한 전 총리 수사팀의 위증 강요·강압 수사 의혹과 관련해 감찰을 맡은 당시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을 감찰 권한이 있는 직무대리로 발령내 달라는 요청을 대검 내 인사권을 가진 윤 총장이 무분별한 수사·기소권 남용 우려로 거부한 데서 비롯됐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수사를 착수하는 것은 예상밖이라는 평가가 검찰 안팎에서 나온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공수처가 윤 전 총장의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는데, 그렇다면 검찰총장이 (고발당하지 않으려면) 지휘감독하도록 규정된 검찰청법은 다 바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장 야권에서도 윤 전 총장의 정치행보 하루 만에 ‘윤석열 죽이기 플랜’이 가동됐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이 임박한 시점에 이뤄진 공수처의 수사 착수에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는 주장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검찰 총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10일 오후 김진욱 공수처장(왼쪽)이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선 후보들은 공수처의 윤 전 총장 수사를 ‘정치적 수사’로 규정하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준석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시험대에 오른 것은 윤석열 (전) 총장이 아니라 공수처”라며 “권력의 압박에서 자유롭게 이 사안을 다룰 수 있는지, 수사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 국민들이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권이 본격적으로 ‘윤석열 죽이기’에 돌입했다”며 “신독재 플랜이 다시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의 정치적 파장을 고려할 때 공수처가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일단 수사 여력이 넉넉하지 않다. 13명의 검사 중 6명은 25일까지 법무연수원에서 수사실무 교육을 받고 있어 당장 투입 가능한 검사는 7명 뿐이다. 공수처는 오는 17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추가로 검사 채용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채용까지는 적어도 2달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조 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 이규원 검사의 김학의 접대 건설업자 면담보고서 왜곡·유출 의혹,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 수사를 진행하는 것도 버거운 모습이다.

 

김선영·김주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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