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은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 관련해 자신도 과거 사법연수원 시절 성희롱성 발언을 듣고 문제를 제기했다가 조직적 회유를 당했다고 10일 폭로했다.
판사 출신인 이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예전에 사법연수원에 다닐 때 고위직 법관이 제 뒤통수를 치면서 술을 따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사과를 요구했더니 다시 한 번 뒤통수를 치면서 ‘여자가 말이야, 남자가 따르라는 대로 술 따라야지’라고 했다”며 “사과를 받겠다고 (요구)했는데 저도 조직적인 회유를 받았다. 그래서 1년간 사법연수원 휴직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도 그 지경이 돼서 1년간 아무것도 못 했다”면서 “여군인 이 중사는 조직 내에서 고립감, 무기력감이 얼마나 컸겠나. 도대체 그 심리상태를 조금이라도 이해를 하실지 절망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훈령도 있고 내부지침도 있는데 전혀 따르지 않았다. 공간적, 심리적 분리가 즉시 이행돼야 하는데 그것도 안 됐다”며 “조직적인 회유와 은폐가 20년 전과 지금이 똑같아 굉장히 놀랍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이 문화가 바뀔 때까지 군에 들어가서 제가 우리 여군들을 다 지키고 싶은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욱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방위원회에 이어 이날 법사위까지 이틀째 국회에 출석해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이모 중사는 지난 3월 초 같은 부대 장 모 중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한 후 신고했지만 가해자와 부대 상관들의 은폐·회유·협박에 시달렸다고 유족 측은 주장하고 있다. 이 중사는 부대 전출을 요청해 지난 18일 부대를 옮겼지만 나흘 만인 22일 20비행단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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