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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여신도 길들이기' 성폭력 혐의 목사 징역 7년 구형…피해자 측 "성적 학대" vs 피고인 측 "연애했다"

입력 : 2021-06-10 07:00:00 수정 : 2021-06-09 19: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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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여성 신도 상대로 '길들이기 성폭력'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30대 목사에게 검찰이 중형 구형

교회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길들이기(그루밍)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30대 목사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13부(호성호 부장판사) 심리로 9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간음 및 유사성행위 등 혐의로 기소한 김모(37) 목사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검찰은 "피고인은 흔히 주먹질이나 칼을 드는 그런 방식으로 성폭행을 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들은 너무 어렸기 때문에 (그루밍 성폭력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최후진술을 통해 "더 엄격하게 살아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도덕적으로 부족했다"며 "매일매일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고 후회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순간들과 일들이 모두 강제였다는 상대측의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며 "재판장님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의 변호인도 "이번 사건의 실체는 고소인들이 피고인과 연애를 했는데 알고 보니 피고인이 여러 사람과 사귄 게 드러나자 고소한 것"이라며 "범죄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소인들을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위력을 행사해 성관계나 스킨십을 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은 김 목사가 당시 10대였던 피해자들을 상대로 장기간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며 엄하게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 사건의 본질은 성직자인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신뢰와 존경을 이용해 장기간 성적 학대를 이어온 것"이라며 "피해자들은 심리적 조종으로 장기간 성적 착취를 당했어도 인지하지 못했고 피해가 오랫동안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15∼17세 때 범행을 당했다"며 "피해자가 13세 미만인 경우 피의자에게 적용하는 미성년자의제강간죄를 이번에는 의율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나이대 피해자들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우리 사회가 보호해 줄 수 있느냐가 이 사건의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인천 모 교회 중·고등부와 청년부 여성 신도 3명을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적으로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

 

김 목사는 해당 교회 담임목사의 아들로 청년부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 여성 신도들은 2018년 12월 변호인을 선임한 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간음 혐의로 김 목사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10대 때 김 목사가 '좋아한다, 사랑한다'며 신뢰를 쌓은 뒤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해 4월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고, 김 목사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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