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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빅마켓서 ‘K전자담배 시대’ 연 KT&G…국내 시장 전략은? [일상톡톡 플러스]

입력 : 2021-06-10 05:32:01 수정 : 2021-06-10 14: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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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미래 주력제품 될 전자담배 ‘릴’로 일본·러시아·우크라이나 등 빅마켓서 선전 / 국내 압도적 1위 KT&G 일반담배 시장 주도에 PMK, BAT, JTI 도 유사제품 속속 출시 / ‘일반담배로 회귀’ 국내 시장과 달리 해외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 시장 축소에 영향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KT&G가 올들어 1분기에도 호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전자담배플 중심으로 선전한 게 주목을 받고 있는데, 다만 국내 영업에선 일반담배에 집중해 대조를 보인다.

 

실제로 KT&G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1분기 해외 매출이 300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 이상 늘어난 실적이다.

 

◆분기 해외매출 3000억원 넘어선 KT&G

 

KT&G는 이처럼 해외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자 미래 시장을 선도할 전자담배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 시장에선 일반 담배에도 집중하는 형국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KT&G의 이 같은 전략을 두고 해외와 국내 시장환경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KT&G 미래 주력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릴’(lil), 해외 시장서 선전

 

앞서 KT&G는 해외 전자담배 시장을 본격 공략하려고 지난해 1월 글로벌 유통망을 보유한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손잡고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

 

첫 수출국인 러시아를 시작으로 우크라이나에 이어 세계 최대의 전자담배 소비국인 일본까지 영역을 넓힌 KT&G는 현지 소비자의 호평에 힘입어 영향력을 키워가는 중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역시 전자담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흥시장이자 빅마켓이다.

서울 시내에서 흡연하는 시민들. 뉴스1

 

특히 KT&G는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작년 10월 후쿠오카와 미야기에서 먼저 출시된 ‘릴 하이브리드 2.0’은 큰 인기를 얻어 올해 초부터 도쿄와 오사카, 삿포로 등 주요 대도시를 포함한 전역으로 유통망을 넓혔다. 

 

KT&G에 따르면 현재 일본 내 5만3000개 판매처에서 릴 하이브리드가 유통되고 있다. 일본 담배 시장의 27%를 전자담배가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했을 때 초반 성적표는 좋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한류 대표할 새 수출 ‘효자상품’에 KT&G 전자담배도 합류 전망

 

일각에서는 KT&G의 전자담배 제품이 앞으로 한류를 대표할 새로운 수출 상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만 9862억원의 실적을 올린 KT&G가 전자담배 분야에서 더욱 선전한다면 해외 실적의 상승세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심스럽게 올해는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국내에선 왜 일반담배 집중? 이유 살펴보니…

 

이렇게 해외에서 전자담배를 통해 시장 재편을 주도하고 있는 KT&G는 국내에서 상반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압도적인 점유율로 국내 시장에선 ‘큰 형님’격인 KT&G는 일반담배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과거 ‘국민 담배’로 불리던 ‘88라이트’를 10년 만에 부활시켜 일반담배 애연가를 적극 공략했다. 

 

KT&G의 국내 일반담배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올라 작년 4분기 현재 64.0%를 기록해 부동의 1위를 수성했다. 같은 기준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2.5% 늘어난 416억개비를 기록했다.

 

KT&G는 올해 경영 목표에도 ‘자극성을 완화한 일반담배 카테고리 확장’을 주요 전략으로 공개했다.

 

이에 따라 전체 시장도 일반담배로 쏠리는 형국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 2~4위인 PMK와 BAT, JTI도 잇따라 가향담배 신제품을 내놓고 KT&G가 주도하는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

 

◆전자담배 규제로 일반담배 시장만 키운다는 지적도

 

업계 관계자는 10일 “관계당국이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와 견제에 신경 쓰는 사이 지난해 캡슐, 가향 제품이 주도한 일반담배 시장은 이례적으로 성장했다”며 “그 여파로 전체 담배시장 규모까지 키우는 결과가 빚어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내 담배시장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해마다 그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작년 제품 판매량은 35억9000만갑으로 전년(34억5000만갑) 대비 4.1%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일반담배 판매량은 30억6000만갑에서 32억1000만갑으로 4.9% 늘었다. 일반담배의 판매량이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전체 시장을 키운 결정적 이유인 셈이다.

 

◆국내 규제 환경이 결국 일반담배 시장만 키우는 결과 초래했단 지적도

 

담배업계가 국내외 시장에서 이런 상반된 전략을 쓸 수 밖에 없는 배경에도 전자·일반담배에 대한 당국의 인식 차와 이에 따라 대중이 겪고 있는 혼란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8년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나온 증기 중 타르(TAR/ Total Aerosol Residue)가 일반담배의 연기보다 더 많다’고 발표하면서 이 같은 혼란에 불을 붙였다.

 

타르를 유해물질의 ‘동의어’로 여기고 있는 국내 현실에 비추면 식약처의 이 같은 발표는 ‘전자담배에 유해물질이 더 많다’는 오해를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궐련형 전자담배의 증기에는 유해물질이 일반담배 대비 평균적으로 90~95% 이상 적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최근 규제 당국의 금연 캠페인도 전자담배의 해로움 부각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냐는 불멘소리도 나온다.

 

◆어차피 모든 담배는 똑같이 해롭다?

 

보건당국은 그간 ‘어차피 모든 담배는 똑같이 해롭다’는 메시지를 대중에 전달해왔다. 이렇게 세워진 규제의 방향은 역설적으로 국내 업계가 캡슐, 가향 제품 등 불을 태워 피우는 일반담배에 오히려 집중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역효과를 냈다.

 

이런 이유로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국내 규제 환경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편의점 담배 판매대. 연합뉴스

 

특히 과학적 사실관계에 입각, 전자담배에 대한 과도한 공포감 조성은 삼가달라는 주문이 쏟아진다.

 

다른 관계자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더 위험하다’거나 ‘일반담배와 전자담배의 유해물질 발생량이나 유해성이 모두 거기서 거기’라는 식의 부정확한 정보 제공으로 소비자에게 발생하는 혼란은 최소한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진 규제당국은 일반담배 시장 축소 위해 노력중

 

해외 선진국의 보건당국은 전자담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해 일반담배 소비를 벗어날 수 있도록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쉽게 금연하지 못하는 대다수 흡연자가 있다는 현실을 고려해 전자담배로 전환할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비연소 제품과 일반담배의 유해물질 발생량이나 유해성 차이에 대해서도 적극 알리고 있다.

 

미국도 비연소 제품 중 검증된 제품에 대해서는 ‘차별적인 제품’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2019년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를 승인한 식품의약국(FDA)은 이듬해 필립모리스의 관련 제품 ‘아이코스’에 대해 유해물질 노출 저감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이 제품이 공중보건 개선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불을 붙이지 않고 사용하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태우는 일반담배와 근본적으로 다른 제품이라는 점을 확인해준 것으로도 해석된다.

 

세계 최초로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를 시작했던 일본에서는 출시 직후인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일반담배의 총 판매량이 34% 감소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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