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천안함 생존 장병 만나 ‘눈물’
안보 챙기기 부각으로 표심 잡기
羅 “李, 선 너무 자주 넘어” 공격
朱 “李의 입 참을 수 없이 가벼워”
李 지지율 48.2%… 羅는 16.9%
당원 투표율 42.4% 역대 최고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6·11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9일 주요 지지층에 호소하며 막판 표심잡기에 나섰다. 자신을 향한 비방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울먹이거나 현장을 찾아 눈물을 흘리는 등 선거 열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 천안함 생존장병과 유가족의 시위현장에 참여했다. 보수진영의 핵심 의제인 안보 챙기기를 부각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천안함 함장이 부하들을 수장시켰다’는 더불어민주당 조상호 전 부대변인의 발언을 언급하며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존 장병과 유족에 대한 폄훼와 모욕 시도가 있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잠시 휴지를 꺼내 흐르는 눈물을 닦기도 했다.
이 후보와 나경원 후보는 이날도 거센 난타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라디오방송에서 나 후보를 겨냥해 “‘윤석열 배제론’을 씌우며 모든 게 ‘이준석 때문’이라는 프레임을 가동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며 “나 후보가 제목을 뽑아내는 방식이 보수 유튜버들이 제목 뽑아내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이 후보와 주호영 후보를 싸잡아 공격했다. 이 후보를 향해선 페이스북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너무 자주 넘곤 한다”고 꼬집었다. 주 후보가 지난 8일 토론회에서 나 후보의 원내대표 시절 강경 투쟁을 비판한 것에 대해선 “당이 괴멸 위기에 처했을 때는 보이지도 않고, 문재인정권의 지지율이 높을 때는 정권의 문제점에 대해 한마디도 말씀 못 하던 분들이 세월이 좋아지면 늘 나타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내 개혁세력과 묵묵하게 당을 지키는 세력 간의 입장차, 시각차가 드러나서 안타깝다”며 울먹였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남아 원내대표까지 지내며 대여 투쟁을 이끌었던 경력을 강조하면서 이준석·주호영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던 것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 후보는 8일 토론회에서도 이준석·주호영 후보의 협공을 받고는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치의 비정함이 저를 힘들게 했다. 다소 과열되는 양상도 보였던 것 같다”며 “억울함이나 섭섭함 때문이 아니라 갑자기 가족이 생각났다”고 밝혔다.

주 후보는 이 후보가 이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과 관련해 “파렴치한 범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입당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한 것을 놓고 “참을 수 없는 그 입의 가벼움으로 범야권이 위기에 내몰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국민과 당원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내고 “당 대표 자리는 자그마한 낚싯배의 선장이 아니라 거대한 항공모함 함장의 자리”라며 “위대한 항해의 시작을 저 주호영과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시중에 흘러다니는 정확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에 현혹되지 마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원 투표율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42.4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초반에 중진들의 조직표가 몰린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이번 흥행을 견인한 이 후보 지지표가 상당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발표된 한길리서치의 국민의힘 당 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이 후보는 48.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나 후보는 16.9%로 1·2위 격차는 31.3%포인트에 달했다. 주 후보는 7.1%, 홍문표 후보 3.1%, 조경태 후보 2.3%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5∼7일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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