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9일 감사원에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차라리 윤석열 라인에 의뢰를 맡기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논리대로라면 최재형 감사원장 띄우기에 열심인 국민의힘이 오히려 감사원 감사를 회피해야 하는 것 아닌가. 감사원에게 국민의힘 봐주기를 해달라는 것인가”라며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국민의힘에 권고한다. 이럴 거면 차라리 윤석열의 입김이 더 짙게 남아있는 윤석열 검찰라인에게 아예 수사를 의뢰하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은 전현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민권익위원회를 믿지 못하겠다는 편향성 우려를 들어 감사원에 전수조사를 의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감사원을 방문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지난 3월 당 소속 국회의원 102명 전원에게 전수조사 동의서를 받아 둔 상태다. 하지만 감사원법 24조에 따르면 감사원은 국회의원에 대한 직무감찰 권한이 없어 국민의힘이 ‘시간 끌기’를 위해 ‘꼼수 의뢰’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먼저 권익위를 통해 전수조사를 받은 민주당은 “야당도 전수조사를 받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권익위 조사를 통해 부동산 투기 의혹이 확인된 의원 12명에 대해 탈당을 권유하거나 강제 출당 조처를 내렸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감사원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감사원에 전수조사를 받겠다고 이야기했다면 정말 무능한 것이다. 만약 알고도 그렇게 이야기했다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권익위 조사에 대해서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이리저리 피하다가 이제 감사원 카드를 꺼내 들고 또 회피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 원내대표는 “최재형 감사원장은 야당에서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지 않나”라면서 “차라리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조사받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고 비판했다.
백혜련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국민권익위원장을 믿지 못해서 권익위가 아닌 감사원에 조사 의뢰를 한다고 하는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 대선 출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면서 “얼마나 이율배반적이고 내로남불 행위냐. 지금 국민의힘의 작태는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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