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중요 사건 입건 전이라도 상급기관 보고”… ‘이용구 사건’ 후속대책 발표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1-06-09 12:24:38 수정 : 2021-06-09 12:24:3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경찰은 수사에 들어가기 전 단계인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절차에 준해 보고·지휘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가 아닌 반의사불벌죄인 형법상 폭행 혐의를 적용해 논란이 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택시기사 폭행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후속대책을 내놓으면서다. 앞으로 이 전 차관과 같은 사건이 접수되는 경우 내사 단계에서부터 시도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등 상급 기관에 보고돼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변호사 연루’ 등 중요 사건은 입건 전이라도 상급기관 보고

 

경찰청은 9일 내사 개선을 골자로 하는 이 전 차관 사건 관련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일단 수사 절차에 준하는 수준으로 내사 사건에 대한 내부 관리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중요 내사 사건은 시도경찰청과 국가수사본부로 보고해 지휘받도록 하는 절차를 확립한다. 필요한 경우 시도청이 사건을 이관받아 직접 내사하도록 하는 등 상급 기관의 관리·감독을 내실화할 예정이다.

 

경찰관서별 수사심사관이 객관적 관점에서 내사 사건에 대한 불입건 결정의 적정성·적법성을 심사·분석하도록 한다. 시도청별 책임수사지도관은 주기적으로 이를 점검하고 재수사 필요성을 판단한다. 

 

강일구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 진상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부실수사 등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공정성·투명성 확보를 위해 내사 사건 처리 절차도 개선한다. 관련 대통령령과 수사규칙을 고쳐 기존 ‘내사’ 용어를 ‘입건 전 조사’로 변경한다. 내사란 용어가 별다른 통제 없이 은밀하게 조사한다는 오해를 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내사 용어는 기존 ‘첩보 내사’에 한정해 구분한다. 첩보 내사의 경우 지난해 기준 전체 내사의 1.3% 수준이다. 이에 따라 첩보 내사는 ‘내사 사건’으로, 기존 ‘진정 내사’는 ‘진정 사건’, ‘신고 내사’는 ‘신고 사건’, ‘기타 내사’는 ‘기타조사 사건’으로 이름이 바뀐다.

 

불입건 결정(내사종결) 사유도 일반 수사사건과 동일하게 구체화·세분화한다. 기존 입건 전 조사의 경우 모두 사유에 대한 명시 없이 ‘내사종결’로 표현했다. 앞으로 불입건 결정 역시 ‘혐의없음’, ‘죄가안됨’, ‘공소권없음’ 등 사유로 구분될 예정이다. 

 

입건 전 조사 과정에서 최초 적용한 죄명을 변경하는 사안에 대한 결재권자를 수사부서장으로 격상한다. 기존에는 팀장이 결재했다. 죄명 변경의 적정성·적법성을 보다 엄격히 판단하고 수사부서장의 지휘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불입건 결정 시 사건관계인에 통지

 

경찰은 사건관계인 권리 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도 내놨다. 불입건 결정 시 피혐의자, 진정인 등에게 이를 통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규범으로 정했다. 입건 전 조사 결과를 통지할 때 사건관계인에게 조사절차와 결과의 적정성·적법성에 대한 심의 신청 절차도 적극 안내하도록 했다. 수사 사건 진행상황을 통지하는 것처럼 진정인 등 대상으로 입건 전 조사의 진행상황도 철저히 통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발족한 시도청 경찰수사심의위원회를 통해 입건 전 조사 사건 처리에 대한 외부 통제도 강화한다. 입건 전 조사 사건의 사건관계인이 조사절차와 결과에 불만을 제기해 심의를 요청하는 경우 법학 교수, 변호사 등 외부 위원이 참여하는 이 위원회에 상정돼 절차를 밟게 된다. 

 

경찰은 유형·난이도에 따라 사건을 수사관 자격별로 배당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수사관 자격관리제를 시행한 상태다. 심의신청권자가 아닌 제3자가 입건 전 조사절차와 결과에 대해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