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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절차 없이 고강도 처분… 송영길 “혐의 벗고 돌아와라”

입력 : 2021-06-08 23:00:00 수정 : 2021-06-08 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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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투기의혹 의원 12명 전원 탈당 권유
부동산 불법거래의혹 명단 공개
우상호·임종성·김한정·서영석 등
비례 윤미향·양이원영 출당 조치
비교섭 5개 정당도 전수조사 의뢰

더불어민주당이 8일 국민권익위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이 제기된 의원 12명 모두에게 자진탈당을 권유했다. 권익위 발표 하루 만에 당사자 해명 절차도 생략한 초유의 고강도 조치인 셈이다. 4·7 재보궐선거 패인으로 지목된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여권의 ‘내로남불’ 논란을 매듭짓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해석된다. 다만 우상호·김한정·김회재·오영훈 의원 등은 결백을 강조하며 탈당 권유 불복을 시사하고 있어 사태 수습까진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 12명의 실명을 공개하며 최고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 사항을 밝혔다.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은 김주영·김회재·문진석·윤미향 의원 등 4명,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은 김한정·서영석·임종성 의원 등 3명, 농지법 위반 의혹은 양이원영·오영훈·윤재갑·김수흥·우상호 의원 등 5명이다.

 

고 수석대변인은 “우리 당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모든 당 대표 후보들이 이 문제에 엄정하게 대응할 것을 함께 공약했다”며 “최고위 논의를 거쳐 12명 대상자 전원에게 탈당을 권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탈당 시 의원직이 상실되는 비례대표 의원 2명(양이원영·윤미향)에 대해서는 출당 조치 하기로 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권익위원회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특히 민주당 지도부의 이날 결정은 이례적으로 해당 의원들의 소명 절차도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고 수석대변인은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통상적 절차이지만, 부동산투기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너무 크고 정치인들의 ‘내로남불’에 비판적인 여론이 높은 것이 현실”이라며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사안에 대해서만큼은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발표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의원들이 ‘선당후사’ 관점에서 수용할 거라고 본다”며 이번 결정이 출당 등 징계 조치가 아닌 ‘탈당 권유’라는 점을 강조했다. 송 대표는 “국민적 불신이 크고 내로남불이나 부동산 문제에 (국민들이) 예민하기 때문에 집권당의 외피를 벗고 탈당한 상태에서 깨끗하게 혐의를 벗고 다시 당으로 돌아와 주실 것을 부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국민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 국회 비교섭단체 5개 정당도 권익위에 소속 의원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감사원에 전수조사 의뢰 계획을 밝힌 상태다.

착잡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대표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권익위로부터 전수조사 결과를 이첩받은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날 “12명 중 6명이 기존 내·수사 대상과 중복된다”며 “다만 개별 조사결과 내용을 받아 본인 또는 가족 관련 의혹 여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복된 인원 6명에는 최근 경찰이 무혐의 판단을 내린 양이원영, 김한정 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익위 조사와 별개로 특수본이 내·수사했거나 진행 중인 국회의원은 이날 기준 총 17명(부동산 관련 14명·기타 3명)이다. 이번에 권익위가 이첩한 인원까지 더하면 총 23명이 된다.

 

한편 세종시 공무원 아파트 특별공급 사태를 조사 중인 국무총리 직속 국무조정실 직원 최소 570명이 특공 가능 대상자로 선정됐던 것으로 이날 드러났다. 국조실이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조실은 기획재정부에서 최근 2년간 총 27억4200만원을 지원받아 이주비 명목으로 사용했다. 1인당 이주지원비 최대한도인 480만원으로 나눴을 때 특공 신청 가능 인원은 570명 이상이라는 게 권 의원실 주장이다. 국조실은 기관 내 특공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의원실 확인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 근무 경찰정보국 정보과 직원 20명도 특공 대상에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수·곽은산·김승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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