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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檢 직제개편안 수용 불가”… 반기 든 김오수

입력 : 2021-06-08 18:30:38 수정 : 2021-06-08 22: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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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승인 뒤 수사… 정치 중립 훼손”
檢, 부산 반부패수사부 신설 제안도
박범계 “상당히 세다… 견해차 있어”
김오수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김진욱 공수처장과 만나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일선 검찰청 형사부나 지청이 ‘검찰총장·장관 승인’을 받아 직접수사를 개시하도록 한 법무부의 직제개편안에 대해 대검찰청이 공식적으로 수용 거부 의사를 밝혔다. 최근 ‘보은·방탄’ 논란으로 점철된 검사장급 이상 인사 여파로 수세에 몰린 김오수 검찰총장이 법무부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며 조직 내 ‘리더십 다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검은 8일 ‘조직개편안에 대한 입장’을 통해 “일선 검찰청 형사부의 직접수사를 직제로 제한하는 것은 여러 문제가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고, 일선 검찰청 검사들도 대부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검은 전날 오후 5시부터 6시15분까지 김 총장 주재로 대검 부장회의를 열고 2021년 상반기 검찰청 조직개편안을 논의한 뒤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대검은 “국민들이 민생과 직결된 범죄에 대해 검찰의 직접수사를 바라더라도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할 수 없는 공백이 발생한다”며 일부 범죄에 대해 형사부의 직접수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청의 경우 장관 승인이 있어야 직접수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부분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다”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20일 형사부의 직접수사 제한을 핵심으로 하는 직제개편안을 마련했다. 법무부는 이달 중간간부 인사에 개편안을 적용할 계획이지만 검찰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대검은 일선 검찰청 형사부·지청이 ‘6대 범죄’(부패·공직자·경제·선거·대형참사·방위사업)를 수사할 때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검찰 직제개편안은 검찰청법·형사소송법에 명시된 검사의 직무와 기관장의 지휘·감독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의 ‘형사부 전문화’ 기조와도 배치된다고 밝혔다.

 

대검은 검찰 부패 대응 역량 유지를 위해 부산지검에 직접수사 전담부인 반부패수사부를 신설하는 안도 제안했다. 현재 직접수사 전담부서는 서울중앙지검에만 설치돼 있다. 대검은 다만 인권보호관 확대 배치와 수사 협력 전담부서 설치 등 인권보호·사법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직제개편의 취지와 방향에는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대검이 법무부 직제개편안에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 총장 간 ‘기싸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박 장관은 대검의 공개 반대 입장을 놓고 “상당히 세다”면서도 “(검찰이) 할 수 있는 이야기다. 법리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즉각적인 대응은 피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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