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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맨’ 김오수, 박범계에 공개 반기…‘총장 인사 패싱’ 논란에 정면승부

입력 : 2021-06-08 19:01:42 수정 : 2021-06-08 22: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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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검 갈등 재연되나

장관의 사전 승인, 법체계 위반 지적
‘편향인사’에 검찰 내부 불만도 부담

법무부에 끌려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끝까지 의견 관철 가능할 지는 미지수
朴 장관과 추가 회동서 의견조율 관건
김오수 검찰총장이 8일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안에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의 기싸움을 예고했다. 이날 김 총장이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예방을 위해 정부과천청사로 들어서고 있다(오른쪽 사진). 같은 날 박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뉴시스

‘예스맨’으로 평가된 김오수 검찰총장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반기를 들고 나섰다. 법무부의 검찰 직제 개편안에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시킨다”며 직격탄을 날린 김 총장 반발에 박 장관도 움찔했다. 검찰 내부에서 끓어오르는 여론과 직제 개편안으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온 반발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추·윤 갈등’에 이어 ‘박·김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검은 8일 입장문을 통해 전날 열린 부장회의 결과를 알리면서 법무부가 주도하는 검찰 직제 개편안이 법령에 어긋나고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이 검찰의 수사 개시를 보장하고 있는데, 하위법인 시행령에 사전 승인 절차를 두는 건 법체계에 어긋난다는 논리다.

 

법무부 안에 따르면 차치지청(차장검사를 둔 지청)·부치지청(부장검사를 둔 지청)은 검찰총장의 요청에 의한 법무부 장관 승인을 받아야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를 수사할 수 있다. 사실상 시·군 단위를 소재로 한 지청의 검사는 송치 사건 외에는 수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셈이다.

 

법무부 장관이 6대 범죄 수사 개시의 승인권을 쥘 경우 법무부 장관이 ‘검사의 사무를 총괄하는’ 검찰총장 위에서 수사 개시 여부를 판단한다. 정치적 중립·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을 제한한 취지와 어긋난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지만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 지휘·감독할 수 있다. 법무부 장관이 승인권을 행사하면 구체적인 사건까지 지휘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검찰 독립성을 훼손하고 검찰총장을 ‘식물 총장’으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검 부장회의 결과 공개에는 김 총장이 법무부에 마냥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이 실렸다는 평가다. 김 총장은 지난 1일 취임 후 대검 실무 부서에서 올린 직제 개편안에 대한 서면·대면 보고를 수시로 받으며 강경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에는 대검 부장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취임 사흘 만인 4일 단행된 대검 간부급 인사에서 ‘총장 패싱’ 논란이 제기된 상황에서 직제 개편안까지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총장은 인사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비롯한 일부 ‘윤석열 라인’을 복권해 형평성을 맞추려고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정권 성향 간부의 전진 배치에 들끓는 검찰 내부 불만이 자칫 김 총장으로 향할 수도 있다.

법무부 직제 개편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김 총장 의지는 단호해 보인다. 취임 다음날 박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검찰 구성원들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 장관이 직제 개편안 수정에 계속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대검 부장회의’로 맞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장은 취임 후 처음 개최한 부장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으고 대검 공식 입장문으로 정리해 언론에 공개하도록 지시했다. 일선 부서에는 직제 개편의 문제점을 알리는 노력에 적극 나서도록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총장은 직제 개편안에 대한 추가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답을 피하며 확전을 자제했다. 김 총장은 이날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대검의 ‘직접수사 제한’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에 대해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입을 닫았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검 부장회의 내용에 대해 “상당히 세다”면서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박 장관은 김 총장과 추가 회동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검찰 직제 개편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하기 전에 추가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검이 예규를 통해 검찰총장이 형사부의 직접수사를 지휘하는 식으로 제시한 대안을 법무부가 받아들일지 관건이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이어 직제 개편, 중간간부 인사가 사실상 검찰 수사를 막고 검찰을 해체하는 수준으로 간다면 (검찰 내부) 분노가 법무부뿐만 아니라 총장을 향하게 될 것”이라며 “김 총장이 법무부에 끝까지 의견을 관철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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