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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친딸 살해' 혐의 중국인, 대법서 무죄

입력 : 2021-06-08 19:24:22 수정 : 2021-06-08 19:2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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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증명 안돼… 사고사 가능성”
징역 22년형 뒤집은 2심 인정

동거녀의 미움을 산 7세 친딸을 한국으로 데려와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2년형이 선고된 중국인 남성이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고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A씨가 평소 부성애가 컸던 점 등 범행 동기가 희박하다고 봤다.

A씨는 2019년 8월 서울의 한 호텔 욕실에서 딸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중국에 사는 A씨는 2017년 5월 이혼 뒤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나 동거하면서 친딸과도 가깝게 지냈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A씨의 딸이 좋지 않은 일을 불러온다며 ‘마귀’라고 할 정도로 미워했고, 두 차례 유산도 A씨의 딸 탓으로 돌리며 증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가 여자친구를 위해 범행을 마음먹고 2019년 8월 6일 한국으로 여행와서 딸을 살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유죄로 인정해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A씨가 문자메시지로 여자친구와 범행을 공모한 듯한 대화를 주고받았고, 폐쇄회로(CC)TV 영상에 A씨 외 객실 출입자가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

하지만 2심은 “A씨가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325조를 근거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부검 결과 피해자에게 목 졸림 시 나타나는 얼굴 울혈 흔적이 없고, 피해자가 욕조 안에서 미끄러져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가 여자친구와 나눈 문자메시지도 호응하는 척한 것뿐이라는 A씨 측 주장을 인정했다.

2심은 또 A씨의 전처가 일관되게 “A씨는 딸을 사랑해 절대로 죽였을 리 없다”고 진술하고, 평소 부녀관계를 고려하면 살해할 동기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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