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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 고객 수요에 선제 대응… 친환경 혁신 승부수 [K브랜드 리포트]

입력 : 2021-06-09 03:00:00 수정 : 2021-06-08 22: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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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창립 55주년 맞은 효성그룹

국내 첫 재생섬유 개발 노하우 살려
친환경 의류 브랜드 ‘G3H10’ 출시

세계 최대규모 액화수소 공장 건립
국내 120곳 충전 인프라 구축 나서

2021년 1분기 영업익 2020년 1년치 육박
코로나 악재 딛고 ‘제2의 도약’ 기대
오는 2023년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준공할 예정인 울산의 효성 용연공장 전경. 효성 제공

올해로 창립 55주년을 맞은 효성그룹은 화학과 섬유, 산업자재 등 중간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재계 20위권의 대기업이다. 일반 대중에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소재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악화된 대외 환경 속에서도 효성은 올해 1분기 놀라운 성장을 거두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놨다. 기업 간 거래(B2B)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의 충격파를 가장 일찍 받아낼 수밖에 없었지만, 백신 공급을 통해 글로벌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효성의 사업 분야가 놀랄 만큼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효성은 ‘코로나 특수’에 안주하지 않고, 친환경 사업 브랜드로 전환하기 위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8일 효성에 따르면, 올해 1∼3월 ㈜효성과 주요 계열사(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효성중공업)의 영업이익 합계는 5000억원이 넘는다. 1분기 만에 이미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과 맞먹는 실적을 낸 셈이다. 효성은 호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브랜드 협업, 신기술 개발로 친환경 시장 구축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정직한 브랜드,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혁신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이 강조한 프리미엄 브랜드 구축을 위한 동력을 친환경 사업으로 방향을 정했다. 세계적으로 ‘착한 소비’, ‘가치 소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효성의 글로벌 고객사들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다.

이미 2007년 국내 기업 최초로 재생 섬유 개발에 성공한 경혐이 있는 효성티앤씨는 최근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리젠’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들 친환경 폴리에스터 섬유다. 리젠은 노스페이스, 카카오프렌즈와 협업을 통해 고객의 친환경 인식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직접 친환경 의류 브랜드 ‘G3H10’을 선보이기도 했다. 클라우드펀딩을 통해 리젠섬유와 함께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목화에서 뽑아낸 유기농 순면(Organic Cotton) 소재의 맨투맨과 후드를 출시했고, 최근에는 리사이클 원사 ‘리젠 아스킨’으로 만든 무지 반팔 티셔츠를 선보였다.

효성첨단소재는 철보다 10배 강하고,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한 탄소섬유인 ‘탄섬(TANSOME)’을 2011년 독자 개발했다. 사실상 철이 쓰이는 모든 곳에 탄섬으로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꿈의 신소재’라 불리며 경량화의 핵심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항공기와 우주왕복선의 구조 소재는 물론, 풍력 발전 등 에너지 분야와 자동차, 전자기기 부품, 스포츠 용품 등의 소재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수소 용기의 핵심소재로 활용되면서 각광받고 있다. 내연기관의 대체재로 수소차가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탄섬은 강한 압력과 열을 견뎌야 하는 수소충전소용 압력용기, 수소저장탱크, 수소차용 연료탱크 등에 활용도가 높다. 이에 따라 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탄소섬유 산업에 총 1조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량을 2만4000t(10개 라인)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친환경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 1월 친환경 패션 기업 벨타코에 에어백 원단을 부상으로 공급했다. 벨타코는 이 원단을 활용해 ‘공생 콜렉션’을 만들었는데, 이 옷들은 지난달 말 개막한 P4G 서울 정상회의의 업사이클 패션쇼에 등장하기도 했다.

◆중공업·화학 분야, 환경오염 주범에서 친환경 대세로

효성중공업은 수소 에너지 생산과 공급 사업을 바탕으로 친환경 에너지 이용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월 세계적인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 공장과 액화수소 충전소 건립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3년까지 효성화학 용연공장 내 부지 3만여㎡에 연산 1만3000t(승용차 10만대가 1번 충전할 수 있는 물량) 규모의 단일 설비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액화수소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효성중공업은 액화수소 공장이 완공되는 시점에 맞춰 전국 120여 곳에 수소 충전이 가능한 충전 인프라도 함께 구축할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은 정부세종청사, 국회, 고속도로 휴게소 4곳(안성, 백양사, 성주, 언양 등) 등 전국 18곳에 수소충전소를 건립한 이 분야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효성화학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 기술 개발에 성공한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케톤(포케톤)’의 적용 범위를 넓혀나간다는 방침이다. 대기오염 물질인 일산화탄소를 원료로 만든 친환경 소재 포케톤은 1t 생산할 때마다 일산화탄소 0.5t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내충격성, 내화학성 등이 뛰어나 생활용품부터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효성은 친환경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이사회 안에 ESG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켜 ESG 관련 정책과 리스크 전략 수립, 투자·활동계획 심의 등의 역할을 맡았다. ESG경영위는 이사회 내 대표이사 1인과 4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되는데, ESG경영의 중요성을 감안해 투명경영위원회보다 사외이사 참여를 1명 늘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효성은 친환경 사업의 가시적 성과를 더해 올해 영업이익 2조원 시대를 연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효성 관계자는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 핵심 사업의 영업이익이 늘어나고 있고, 탄소섬유 등 신규 사업도 수익성이 개선되는 단계”라며 “수소경제와 친환경 섬유 등 다양한 친환경 사업들의 수익이 확대된다면, 1분기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실적 호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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