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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유·출입 통제에 구멍… 스마트규제 정착돼야” [세상을 보는 창]

입력 : 2021-06-08 23:22:50 수정 : 2021-06-08 23: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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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공필 한국금융硏 선임연구원

“가상화폐로 얼마든지 국경 간 자본유출이 가능합니다. 자본유출입 통제에 큰 구멍이 뚫렸습니다.”

최공필(사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자문위원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이 불법적인 자본유출입의 거점으로 활용되기에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의 대응이 여의치 않다. 외환거래법(기획재정부), 전자금융법(금융위), 특정금융거래정보법(금융정보분석원) 가상화폐 사업자 불공정약관 직권조사(공정거래위원회) 등 모든 법체계가 부처별로 쪼개져 있다 보니 통제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이어 “제대로 된 보고의무와 통제장치가 보완되지 않으면 과세기반이 날아가고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국내에 껍데기만 남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2022년 1월부터 가상화폐거래 소득에 세금을 물린다지만 선언에 불과하고 전 세계적 공조체계가 작동하지 않으면 실질 과세가 힘들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세금 물겠다고 신고할 리 만무하고 세무당국이 전자지갑 거래내역을 다 뒤지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거래소에 세금과 규제가 가해지면 다 떠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의심거래(STR) 보고를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더불어 포괄적 스마트 규제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규제는 가상화폐로 영역이 넓어진 분야에 적용되는 일종의 법규준수 의무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며 거래정보와 인공지능이 쓰인다.

최 위원은 “(가상화폐가) 절대 죽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일반인들이 법정화폐만 쓸 이유가 없다”며 “공동체 기반에서 페이스북의 리브라나 플랫폼 머니를 쓰면 훨씬 편리하고 선택의 폭은 갈수록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가상화폐가 국가 간 경쟁도 있지만 민간과 국가 간 경쟁도 진행되고 있다”며 “거대 플랫폼 시장에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스테이블 코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가상화폐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추진하는 디지털법정통화와도 용도와 기능이 다르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중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디지털화폐(CBDC)를 추진하고 있는데 중앙은행의 직접채무로 현금 등 법정통화와 일대일 교환이 보장된다”며 “이 같은 중앙집권적 폐쇄체계는 은행시스템의 역할을 위축시키고 개인의 사생활까지 침해하는 통제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했다.

가상화폐는 탈중앙완전개방체제로 정부와 중앙은행의 화폐권력이 충족할 수 없는 개인 간(P2P) 금융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그는 “수차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각국정부와 중앙은행이 무제한 발권력을 동원했다”며 “그 결과 화폐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고 중앙은행 불신도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비트코인이 초연결환경에 적합한 개방네트워크화폐로 디지털시대의 금본위제에 비견되는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지난 10여년간 그 가치(구매력)는 높아졌고 영역도 확장해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관투자가들이 가상화폐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면서 그동안 약점으로 거론돼 온 변동폭도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최 위원은 거시경제·금융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 중 드물게 지난 7년간 가상화폐와 그 바탕기술인 블록체인을 연구해왔다. 금융감독원 블록체인 자문위원 단장을 맡고 있으며 3년 전 ‘비트코인 레볼루션’이라는 책도 냈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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