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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反 외국 제재법’ 마련… 美 제재 반격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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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8 15:39:37 수정 : 2021-06-08 15: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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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 제재 동참 기업 소송 가능해질 듯
글로벌 기업들 美·中 놓고 선택 기로에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중국이 서방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반(反) 외국 제재법’을 제정해 보복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자국내에서 미국 제재 등에 참여하는 외국 기업에 대한 소송 카드를 만지작거렸던 중국이 본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미국, 유럽 등의 기업이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관영 매체 등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제29차 회의에 중국 공무원 및 기업에 대한 서방 정부의 제재 조치에 대해 실질적인 법적 지원과 보호를 제공할 수 있는 보복 차원의 ‘반 외국 제재법’ 초안이 지난 7일 제출됐고 오는 10일 처리될 전망이다.

 

전인대 상무위원회 법제위원회 대변인은 일부 서방 국가가 정치적 필요와 이데올로기 편견에서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홍콩 관련 문제 등 각종 구실로 중국을 음해하고 압박했으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준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신화통신에 말했다. 또 서방 국가들이 자국법에 따라 중국 관리들을 제재해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했다고 강조했다.

 

CCTV는 제정되는 법이 중앙 정부가 대외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입법의 세부사항을 구체화하지 못해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홍콩 유일의 전인대 상무위원인 탐유충은 법 초안에 대해 오는 10일 오후 통과될 때까지 비밀유지를 통보받았다고 SCMP에 밝혔다.

 

SCMP는 보복 법안이 중국이 올 초 시행한 외국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소송이 가능한 ‘외국 법률·조치의 부당한 역외적용을 저지하는 방법’이라는 상무부령을 기반으로 미국 등의 제재에서 국익을 보호하기 위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월 10일 터키의 위구르족 주민들이 이스탄불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벌어지는 '인종청소'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스탄불=AP연합뉴스

중국내에서 제재에 동참한 기업이나 기관에 대한 소송이 가능해지면 중국 정부가 필요에 따라 반격 조치를 취하거나 기업들이 중국 제재에 동참하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 등을 가져오게 된다.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 중 저울질을 할 수밖에 없고, 서방의 중국 제재가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왕장위 홍콩 성시대 교수는 “아무것도 안 하면 앉아서 당하지만, 맞서 싸울 무기가 있다면 다른 나라들은 두 번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치카이 중국정법대 세계화·글로벌문제연구소 교수는 “일부 국가가 자국 법률에 따라 중국을 제재한다고 하는 이상 우리의 대응도 명분이 필요하고 법에 따라야 한다”며 “중국이 ‘반 외국 제재법’을 마련하는 것은 외국의 제재에 반격하는데 법률적 뒷받침을 제공하는 것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 자문역인 스인훙 인민대 교수도 “법의 제정으로 보복 제재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법이 국제 규범과 보조를 맞추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듬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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