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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전문기자 출신 의사 홍혜걸 "나도 조직 검사 받으면 폐암…인생 즐겁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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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8 14:16:06 수정 : 2021-06-09 10: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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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캡처

 

의학 전문기자 출신 의사 겸 방송인 홍혜걸(사진)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축구감독을 추모하며 “즐겁게 살자”고 당부했다. 

 

홍혜걸은 8일 페이스북에 “유상철 님이 췌장암으로 숨졌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앞서 췌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던 유 전 축구감독은 전날 오후 7시20분쯤 서울 아산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홍혜걸은 이어 “많은 사람을 한껏 행복하게 해준 분이니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겁니다”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암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수명이 늘면서 세포도 늙고 손상되기 때문입니다”라며 “미처 진단받지 못하고 죽는 경우를 포함하면 2명 중 1명이 일생에 한 번은 암에 걸린다고 봐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안타깝게도 암도 운입니다. 금연, 절주, 운동 등 아무리 노력해도 암의 3분의 2는 세포분열 과정에서 무작위로 생깁니다”라며 “수년 전 존스홉킨스대의 수리모델을 이용한 연구결과입니다. 유상철님의 췌장암이 그가 건강관리를 소홀해서 혹은 부모로부터 나쁜 유전자를 물려받아서가 아니란 뜻입니다”라고 부연했다. 

 

더불어 “저명한 의사들도 암에 걸립니다. 한 분은 혈액종양내과인데 백혈병에 걸리셨고 다른 한 분은 방광암으로 방광을 떼어내 밤에 2시간마다 소변보러 깨어야 한다고 합니다”라면서 “저도 좌측 폐에 1.9cm 간유리 음영이 있습니다. 꽤 큽니다. 조직 검사하면 백발백중 폐암이니 수술로 떼어내야 한다고 말합니다”라고 고백했다. 

 

아울러 “그러나 최대한 지켜보면서 미루고 있습니다. 폐 절제가 사정상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라며 “제가 제주 내려온 이유이기도 합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암은 동일부위 동일병기라도 예후가 다릅니다. 암세포가 지닌 돌연변이 유전자가 각양각색이기 때문입니다. 1기 암이라도 증식 빠르고  전이 등 침습 강하면 수술받아도 죽을 수 있습니다”라며 “같은 사람의 암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암세포의 유전자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어제까지 듣던 항암제가 오늘 안 듣는 이유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금 이 순간에도 몸속에서 암이 생깁니다. 수십조나 되는 세포들이 한두 달 주기로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라면서 “그러나 ‘암세포=암’은 아닙니다. 면역이 암세포 증식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면역의 핵심은 올바른 섭생입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운동 열심히 하고 몸에 나쁜 걸 하지 않는 겁니다”라며 “마음의 평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과로와 스트레스는 면역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증가시킵니다”라고 역설했다. 

 

나아가 “저도 처음 진단받은 후 많은 걸 내려놓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3년 동안 크기와 성상의 변화가 없습니다. 물론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라면서 “어느 때인지 모르지만 악화될 조짐이 보이면 결국 수술받아야 할 것입니다.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만 어느 경우든 제 선택이니 후회는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희망적 사례도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장을 지내신 한만청 선생님입니다”라며 “직경 14cm 간암이 폐로도 전이돼 두 차례나 수술받았습니다. 97년의 일입니다. 그런데 올해 88세임에도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계십니다”라고 전했다. 

 

말미에 그는 “결론은 즐겁게 살자는 겁니다. 집사람과 저는 선문답처럼 ‘감행조’란 말을 주고받습니다”라며 “매사 감사하고 행복해하고 조심하자는 뜻입니다. 여러분도 ‘감행조’ 하십시오”라고 주문했다. 

 

한편 홍혜걸의 부인인 의학박사 여에스더는 지난 1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제주도에 반려견과 함께 살 집을 마련해줬다”고 밝힌 바 있다.

 

김찬영 온라인 뉴스 기자 johndoe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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