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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폭로에 ‘얼평’… 공군 법무실에 사진·신상정보 퍼져 있었나? 국선 변호인 “사실 무근”

입력 : 2021-06-08 11:29:17 수정 : 2021-06-08 17: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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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 변호인 직무유기 외에 신상 정보 누설 혐의로 고소한 이 중사 유족
“공군 법무실 직원들, 이 중사 사진 보며 얼평하고 유족 향해 ‘진상’ ‘악성 민원인’ 등 비하”
국선 변호인 측, “신상 정보 누설한 적 없어” 혐의 부인… “MBC 기자와 법조계 관계자 고소 예정”
지난 7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모 중사의 분향소. 연합뉴스

 

선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가 조직적 회유와 압박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부사관 고(故) 이모 중사 유족이 국선 변호인을 고소하며 “공군 법무실이 집단적인 2차 가해를 했다”고 주장해 또다시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MBC는 “유족이 국선 변호인을 상대로 접수한 고소장에 직무 유기 혐의 외에도 이 중사의 신상 정보를 누설했다는 혐의가 더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 중사가 고통 속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던 시기에 공군 본부의 법무실에는 이미 이 중사의 사진과 신상 같은 개인 정보가 만연하게 퍼져 있었다.

 

공군 본부 법무실 직원들이 이 중사의 사진을 보며 외모를 평가하는 이른바 ‘얼평’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유족을 이른바 ‘진상’, ‘악성 민원인’, ‘시체 팔이’라고 지칭하는 등 비하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중사의 유족은 국선 변호인을 고소한 이유에 대해 “피해자 보호 조치에만 소홀했던 것이 아니라, 주변 지인들에게 이 중사의 신상 정보까지 알려줬다”라고 주장했다.

 

이 중사의 신상 정보는 공군 외부까지 광범위하게 유출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중사에 대한 2차 가해는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한 관계자는 폭로했다. 이 중사의 이름과 소속 부대, 임관 기수, 구체적인 피해 내용과 사진 등이 돌아다녔는데 이 모두가 공군 법무실에서부터 흘러나왔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유족 측이 주장하는 피해자 신상 정보 누설 혐의에 대해 국선 변호인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공군 법무실 소속 단기 법무관인 A 중위 측 변호인인 이동우 변호사는 8일 “고인의 신상 정보를 외부로 유출했다고 보도한 MBC 기자와 기사에 언급된 법조계 관계자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금명간 민간검찰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A 중위 측은 이 중사 유족이 고소장에 적시한 신상누설 혐의에 대해선 부인하면서도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려고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국방부 검찰단은 이 중사가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핵심 장소인 충남 서산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을 7일 오후 전격 압수수색을 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유족 측이 고소한 상사·준위의 거주지도 포함됐다.

 

검찰단은 압수수색이 끝나고 자료 분석 등을 거쳐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오후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된 고(故) 이모 중사의 주검 앞에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유족 측 법률 대리를 맡은 김정환 변호사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번 사건 회유에 가담한 인원들부터 시작해서 한 1년여에 걸쳐 여러 번 강제추행이 있었다”면서 “피해자(이 중사)가 그것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걸 보고 그걸 답습해서 추행이 반복적으로 이뤄진 사건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저희가 (지난 3월) 신고를 공식적으로 하고 나서도 한 2주 이상 지난 시점에 사건 피의자 중 한 명이 남편에게 찾아와서 가해자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고소를 취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안 되겠냐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상관 중 한 명이) 남편에게 가해자 입장을 대변하면서 용서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서 그 이후에 유가족들이 그걸 알게 돼서 남편에게 얘기해서 그것을 항의하도록 한 부분 등 객관적인 자료가 증거로 남아 있다. ‘가해자의 인생이 불쌍하지 않으냐’는 종류의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향후 군 검찰단에서 철저하게 수사해줄 거라고 믿고 있다”면서도 “압수수색의 범위가 너무 제한적이다. 조금 더 폭넓게 압수수색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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