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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그후] 과도한 걱정과 불안, 한국사회 지배…돈에 대한 집착 더 커졌다

입력 : 2021-06-08 11:05:37 수정 : 2021-06-08 11: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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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대비 미래에 대한 불안 급증…18~34세 불안도 상승폭 가장 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한국 사회의 불안도가 급증하고 한국인의 돈에 대한 집착이 훨씬 강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글로벌 평균 대비 보건적 경제적 타격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현실 인식과 미래 전망은 과도하게 부정적이라는 분석이다.

 

90개 국에 포진한 세계 정상의 시장조사 기업 칸타는 8일 오전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 최대 규모 코로나19 소비자 신디케이트 조사 ‘칸타 코비드19 바로미터’의 9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칸타 코비드19 바로미터'(코비드19 바로미터)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소비자 인식과 행태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60여개 국가를 대상으로 지난해 3월 시작했으며, 지난달 25일 유럽 인터랙티브광고협회(IAB)가 주최한 ‘2021 리서치 어워드'에서 소비자 태도 및 행동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현재까지 총 9차례 조사가 진행됐는데, 한국은 이 중 2차(2020년 3월 27-30일), 3차(2020년 4월 10-13일), 4차(2020년 4월 24-27일), 9차(2021년 4월 15-19일) 등 4차례 조사에 참여했다.

 

한국을 포함한 21개 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9차 조사 결과,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우려 수준’을 평가하는 모든 항목에서 한국은 ‘글로벌 평균’(이하 ‘글로벌’) 대비 부정적 응답률이 높았다. 특히,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은 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동의 응답률: 글로벌 63%, 한국 78%),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걱정된다’(글로벌 46%, 한국 58%), ‘미래가 많이 걱정된다’(글로벌 47%, 한국 58%) 등 3개 항목에서는 한국인의 동의율이 글로벌 대비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글로벌 대비 감염률이 현저하게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우려 수준이 높은 것은 낮은 백신접종률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기간(2021년 4월 15-19일) 기준 감염률 10%, 접종률 37.6%인 미국과 감염률 6.6%, 접종률 48.7%인 영국의 경우,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은 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목에서 각 49%와 53%,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걱정된다’ 항목에서 각 29%와 35%, ‘미래가 많이 걱정된다’ 항목에서 각 41%와 40%로, 글로벌 대비 낮은 동의율을 보였다.

 

한국에 국한해 1년 전 진행한 3차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은 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3차 81%→9차 78%),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걱정된다’(3차 55%→9차 58%), ‘미래가 많이 걱정된다’(3차 48%→9차 58%)로 개인이 체감하는 일상생활 영향도와 감염 우려는 1년 전과 유사한 수준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 수준은 10% 포인트나 상승했다.

 

‘미래가 많이 걱정된다’ 항목의 응답률을 연령대별로 분석하면, 18-34세는 3차 46%에서 9차 62%, 35-54세는 3차 46%에서 9차 57%, 55세 이상은 3차 53%에서 9차 55%로 변화했다. 55세 이상의 증가폭은 2% 포인트에 그친 반면, 18-34세는 16% 포인트, 35-54세는 11% 포인트로 젊은층에서의 미래 불안 수준이 현저하게 높아졌다.

 

평소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인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투자 등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적극적인 자산관리 계획을 세우게 됐다’는 항목에서 한국인의 동의 응답률은 68%로, 글로벌 65%를 상회했다.

 

‘코비드19 바로미터’와 별개로 2020년 칸타가 25개 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칸타 글로벌 모니터’ 조사 결과에 의하면, 한국인의 돈에 대한 열망은 글로벌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시간, 열정, 돈, 정보, 공간 중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산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서 한국인은 돈(53%), 시간(20%), 열정(19%), 정보(7%), 공간(1%) 순으로 응답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돈을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선택한 것이다. 글로벌은 시간(35%), 열정(25%), 돈(23%), 정보(16%), 공간(2%) 순이었다.

 

칸타의 소셜 데이터 분석 도구를 사용해 ‘2021년 1-4월’과 ‘2020년 1-4월’ 기간에 한국인이 소셜미디어에서 언급한 ‘돈과 관련된 키워드 Top 30’을 추출해 비교 분석한 결과,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 가운데 주식이 매우 중요한 자산관리 수단으로 급부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언급량 기준 1~3위 키워드가 2020년에는 부동산, 투자, 경매 순이었으나 2021년에는 투자, 주식, 부동산 순으로, 주식 언급량이 부동산을 앞질렀다. 1년 전 대비 순위 상승률이 두드러진 키워드는 해외주식(20위→6위), 금리(29위→16위), 현금(27위→18위), 삼성(18위→12위) 등이었으며,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한 키워드는 분양권(13위), 반도체(19위), 세금(21위), 화폐(25위) 등이었다. 또한 책(23위→17위), 공부(19위→14위)는 순위가 상승한 반면 전문가(15위→22위)는 순위가 크게 하락했는데, 전문가의 조언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공부해서 투자하고자 하는 경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 소비자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더 많이 하는 행동’은 네이버, 쿠팡 등을 활용한 온라인 쇼핑과 온라인 미디어 사용 등 온라인 액티비티의 증가, 위생에 대한 인식과 행동 강화, 건강한 음식 섭취 등 면역력 강화를 위한 노력, 집에 대한 개념 변화(홈트레이닝, 재택근무 등)로 요약된다. 특히, 한국인의 온라인 쇼핑 증가율은 43%로 글로벌 27% 대비 16% 포인트나 높았다.

 

한국 소비자의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한 쇼핑 습관의 변화’를 1년 전 데이터와 비교하면, ‘제품 가격에 주의를 더 기울인다’(3차 49%→9차 64%), ‘제품 원산지에 주의를 더 기울인다’(3차 48%→9차 58%), ‘집에서 가까운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구매한다’(3차 51%→9차 59%), ‘살균 제품을 더 많이 구입한다’(3차 40%→9차 47%), ‘제품 스펙에 더 주의를 기울인다’(3차 42%→9차 47%), ‘현금 대신 신용카드, 직불카드, 모바일앱으로 결제하는 것을 선호한다’(3차 63%→9차 68%)로 대부분의 항목에서 코로나 뉴노멀 소비 습성이 강화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다만, ‘대형 슈퍼와 큰 쇼핑몰을 피한다’는 항목의 동의 응답률은 3차 45%에서 9차 35%로 10% 포인트 감소했다. 

 

팬데믹 종료 이후에도 안전을 위해 한국인은 무엇보다도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안전하게 느껴지기 위해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를 묻는 질문에서 한국인의 선택은 마스크 착용 필수화(69%), 백신 접종(67%),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53%), 내가 가는 장소의 정기적 방역(47%), 정기적 코로나19 검사 의무화(43%) 순이었다. 한국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스크 착용 필수화에 대한 글로벌 동의율은 57%로, 한국보다 12% 포인트 낮았다.

 

코로나19로 인해 강화된 글로벌 차원의 사회적 아젠다인 ‘지속가능성’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은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내 친구들과 가족들의 행동이 더 친환경적으로 바뀌고 있다’(글로벌 54%, 한국 46%), ‘직원들이 차별 받지 않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려고 노력한다’(글로벌 62%, 한국 55%), ‘내가 하는 선택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글로벌 58%, 한국 51%),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한 제품을 구매하려고 노력한다’(글로벌 69%, 한국 63%)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글로벌 대비 낮은 동의율을 보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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