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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손정민 친구 측 강경 대응입장에 떨고 있는 일부 누리꾼…“선처해 달라” 호소

입력 : 2021-06-07 22:00:00 수정 : 2021-06-07 18: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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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손정민 사건 ‘서울경찰청장 연루’ 허위 글 수사착수 / 손정민 친구 측 명예훼손성 댓글 단 누리꾼 수만명 고소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 故 손정민씨 추모 공간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친구와 술을 마신 뒤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잠들었다 실종돼 주검으로 발견된 손정민(22)씨 사건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허위 정보가 나돌자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손정민씨 친구 측도 A씨를 향해 명예훼손성 댓글 등을 단 누리꾼 수만명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선처 요청 메일이 500여 통이나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이디를 토대로 고소가 진행되는 만큼 이같은 경우 선처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

 

7일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정병원 변호사는 “제 개인 메일로 선처를 요청하는 메일이 왔다”고 밝혔다.

 

메일은 ‘언제 어디에 올렸는지 모르지만, 내가 오해하고 했다. 죄송하니 선처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변호사는 지난 4일 악성댓글을 단 누리꾼 수만 명을 고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자체 채증과 자발적인 제보를 통해 수집한 수만 건의 자료를 바탕으로 위법행위자에 무관용 원칙 대응하기로 했다”며 “선처를 바라는 이들은 게시글과 댓글을 삭제한 후 전후 사진과 함께 선처를 희망한다는 의사와 연락처를 메일로 보내 달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렇게 도착한 메일 중 상당수가 악성 댓글을 달 때 사용한 아이디 등 정보를 보내지 않았다.

 

정 변호사는 “어떤 아이디로 악플을 달았는지 등을 파악해야 해서 조건을 달았다”며 “그런데 개인 이름과 전화번호는 알려줬지만 아이디 등은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댓글을 단 아이디를 토대로 고소장을 접수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선처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반면 경찰은 ‘장하연 서울경찰청장과 그 가족이 손씨 사건과 관련됐다’는 허위정보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앞선 2일 “경기북부경찰청이 장 청장과 그 가족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조사할 예정”이라며 관련 사건을 해당 경찰청에서 직접 수사하는 게 적절하지 않아 인접한 경기북부청에서 수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에는 장 청장의 아들이 중앙대 경영학과 11학번이고 이름은 ‘장첸’이며, 손씨 죽음에 경찰 고위직이 관련돼있다는 가짜 뉴스가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지만 장 청장의 자녀 중에는 중앙대에 다니거나 의대에 입학한 자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모두 근거 없는 가짜뉴스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정 변호사는 자신이 SBS 기자와 친형제여서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 A씨 측에게 우호적인 내용을 방송했다는 요지로 주장한 유튜버를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1일 “유튜버 B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전기통신기본법 위반·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B씨는 전날 자신의 채널에 ‘#한강 대학생 실종 #고것을 알려주마’라는 제목의 1분 48초 분량 영상을 올렸는데 이 영상에는 정 변호사가 SBS의 정모 기자에게 연락해 ‘그알’에서 A씨 측에 우호적인 내용을 방영할 것을 청탁하고, 정 기자는 이를 수락하는 가상의 대화 내용이 담겼다.

 

B씨는 정 변호사와 정 기자가 서로를 ‘동생’, ‘형님’이라고 부른 것처럼 대화를 꾸몄는데 정 변호사는 “정 기자라는 분은 들어본 적이 없다. 저는 2남 1녀 중 막내로 동생이 없다. 영상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손씨 사건과 관련한 가짜 뉴스가 너무 많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2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한편 그간 친구 A씨의 휴대전화는 손씨의 행적이나 사인을 규명할 유력한 증거로 꼽혀왔지만 포렌식 및 혈흔 조사에서 이렇다 할 증거가 발견되지 않으면 ‘사고사’로 종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A씨 휴대전화에서 혈흔 반응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받았다. 유전자 등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손씨의 신발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망 원인을 밝혀줄 마지막 단서인 손씨의 신발을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손씨는 실종 닷새 만인 지난 4월 30일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 한강 수중에서 양말만 신은 채 발견됐다.

 

손씨 양말에 묻은 흙은 한강 둔치에서 약 10m 떨어진 강바닥의 흙 성분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강변이나 둔치에서 5m 떨어진 강바닥 지점의 토양 성분과는 다르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손씨가 강으로 걸어 들어가다가 신발이 벗겨졌고 이후 익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이 제기됐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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