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판 돈 모아 100만원 기부
2020년엔 일자리사업 기금 전달도

“그동안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이웃에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7일 오전 전북 전주시청을 찾은 주민 홍경식(78)씨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현금 1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넸다. 그가 낸 성금은 지난해 여름부터 1년여 동안 폐지를 주워 팔아 모은 것이다.
홍씨는 10여년 전 아내와 사별한 뒤 홀로 50년이 넘은 주택에서 정부가 월 30만원씩 지급하는 기초연금과 지자체가 한시적으로 추진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면서 근근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시절 36년간 연탄배달로 두 자녀를 키우고 출가시켰으나 생활이 어렵다 보니 손을 벌리기도 쉽지 않은 처지로 전해졌다.
이런 그가 성금을 기부한 이유는 뭘까. 홍씨는 “그동안 받은 사랑에 작으나마 보답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지난달 폐지를 판 돈의 일부인 30만원을 자택 인근 한 성당에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에는 정부가 지원한 긴급재난지원금 전액인 40만원에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모은 수당 60만원을 보태 성금으로 내놔 긴급재난지원금 기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홍씨는 “뒤늦게나마 좋은 일 한번 해보자고 결심해 지난해 처음 기부해 보니 이웃과 나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웃과 나누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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