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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과징금으로 불공정 피해기업 지원해야”

입력 : 2021-06-07 19:55:05 수정 : 2021-06-07 19: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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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지원기금법 입법 나서
최근 5년 3조원… 전액 국고로
피해기업은 파산위기 내몰려

2012년부터 3년간 대기업 마트에 물건을 납품하면서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물류비·인건비·판촉비 전가 등의 피해를 본 A사. 2015년 11월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A사에 48억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지만 대기업은 이를 거부하고 대형로펌을 선임해 법정다툼을 벌였다. A사는 6년간 피 말리는 싸움을 펼쳤고, 2019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대기업에 과징금 408억원을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A사는 매출감소 등으로 현재 파산위기에 몰려 있다. A사 대표 윤모씨는 “공정위가 갑질 기업의 부당함을 밝혀냈는데도 피해 손실액을 보상받으려면 또 5년 이상 걸리는 민사소송에 들어가야 한다”며 “분명 408억원의 과징금은 어디론가 쓰일 텐데, 피해기업의 피해 보전에 우선 지급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징수한 과징금은 전액 국고로 귀속된다. 하지만 과징금에는 위반행위에 대한 행정상의 제재금 성격뿐만 아니라 부당이득환수 요소도 포함된 만큼 피해기업 지원에 쓰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불공정거래행위 등으로 징수한 과징금을 재원으로 기금을 조성해 A사와 같은 피해기업을 지원하는 법안 마련이 추진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같은 당 민형배·이용우·진성준 의원과 공동으로 ‘불공정거래 등 피해자 지원기금법’ 입법공청회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이 법안을 대표발의한 이 의원은 “공정위가 부과하는 과징금은 부당이득환수 요소도 포함돼 있다”며 “따라서 제재에 해당하는 부분은 국고로 귀속되더라도 부당이득 부분은 피해자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법안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공정위가 불공정거래 등으로 피해를 유발하는 사건에 대해 과징금 부과 시 고려사항은 △위반행위의 내용 및 정도 △위반행위의 기간 및 횟수 △위반행위로 인해 취득한 이익의 규모 등이다. 하지만 과징금은 전액 국고로 귀속되고, 정작 피해를 본 기업은 신속한 배상 또는 직접적인 보상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공정위가 과징금을 통해 기업의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측면을 고려해 징수된 과징금 일부를 피해자 지원기금으로 조성해 피해자를 지원하자는 것이 입법 취지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5∼2019년 5년간 공정위가 거둔 과징금은 3조1613억90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전액 국고로 귀속됐다. 피해기업들은 불이익을 감수하고 대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 등을 밝히는 데 협조했는데도 피해를 보전받으려면 장기간의 시간 투입 및 비용이 필요한 민사소송 이외에 실질적으로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미흡하다. 민사소송의 장기화, 변호사 선임 등에 따른 소송상 비용 발생, 시간 및 노력 투입으로 인한 어려움 가중 등이 현실적인 장벽이 되고 있다. 그 결과 피해기업들이 피해를 보전받지 못하고 파산하거나 생계 곤란에 처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의원은 “피해자 지원기금은 피해자의 손해를 배상하는 측면과 소송상의 비용을 지원해주는 등의 피해자 권익 향상의 보상적 측면에서 실질적 권리구제의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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