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이름은 할머니 다이애나비 이름서 따
해리 부부 “전 세계 사랑과 기도에 감사”

영국 해리 왕손과 메건 마클 부부가 릴리베트 다이애나라는 이름의 둘째 아이를 낳았다고 발표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해리 왕손 부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메건이 지난 4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버라 코티지 병원에서 3.4㎏의 딸을 낳았으며,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다고 밝혔다.
2019년 5월 낳은 첫째 아들 아치 해리슨의 동생인 이 아기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11번째 증손자로 왕위 계승 서열은 8위이다.
아기의 이름 릴리베트는 증조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애칭에서 따왔다. BBC방송에 따르면 여왕은 어린 시절 ‘엘리자베스’라는 발음을 잘 못 해 자기 이름을 ‘릴리베트’라고 불렀고, 이것이 애칭으로 굳어졌다고 한다.
중간 이름은 작고한 할머니 다이애나비를 기리기 위해 선택했다고 해리·메건 부부는 밝혔다.
해리 왕손 부부는 릴리베트의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부부는 “릴리(릴리베트의 약칭)는 우리가 여태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며 “전 세계에서 보내준 사랑과 기도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왕실과 형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성명을 내고 릴리베트의 탄생을 일제히 환영했다. 버킹엄궁 대변인은 “여왕과 찰스 왕세자 부부,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해리 왕손 부부가 딸을 출산했다는 소식에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 따로 글을 올려 “우리는 아기 릴리가 태어났다는 행복한 뉴스에 기뻤다. 해리, 메건, 아치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했다.
앞서 해리 왕손 부부는 왕실 가족들과 끊임없는 불화설에 시달리다 지난해 1월 왕실에서 역할을 내려놓고 재정적인 지원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미국으로 이주했다. 지난 3월에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하는 미 CBS방송 인터뷰 프로그램에 나가 왕실의 인종차별 의혹을 폭로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마클은 아치가 태어날 때 왕실 사람들이 아기 피부가 얼마나 어두울지 우려했다고 주장했다. 마클은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이 인터뷰로 해리 부부와 영국 왕실 간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으나, 해리 왕손이 지난 4월 별세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의 장례식에 참석해 형 윌리엄과 대화하는 장면이 포착되는 등 할아버지의 죽음이 양측 화해의 계기가 될지 주목받았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