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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쌀·金계란… 외식 물가도 올라… “뭘 먹어야 하나요”

입력 : 2021-06-07 06:00:00 수정 : 2021-06-07 02: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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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고르던 주부들 들었다 놨다
“일주일 새 2배 ↑… 비싸서 못 사”
과수병에 과일값도 올라 ‘한숨’
상인들 “가격 못올려… 남는 게 없어”

커피·피자·학교급식 제외하고
39개 외식품목 모두 값 올라
구내식당 식사비마저 4.4%↑
개인 서비스 가격 2.5% 인상

빠른 소비회복·원자재값 상승
유가 포함 땐 인플레 우려 커져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계란값이 예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라서 언제 가격이 내려가나 기다리고 있었더니 이제는 밀가루를 포함해서 다른 원재료 가격까지 올라서 황당하네요.”

5일 오후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전통시장. 6년째 제과점을 운영하는 A(45)씨는 “단골손님들 생각하면 가격을 올릴 수가 없어서 그대로 운영하고 있는데 원가 생각하면 거의 남는 게 없는 수준”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맞은편에서 떡볶이를 판매하는 분식점에서도 치솟는 계란 가격이 부담스러워 당분간 판매 품목에서 계란을 제외했다.

이 전통시장에서 계란은 특란이 9850원, 왕란이 1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몇몇 상점에서 특란 9000~9500원, 왕란을 1만원에 판매하고 있었지만 ‘현금가’라는 조건이 붙었다.

장을 보러 나온 인근 주민 장모(63)씨는 “평소 자주 먹는 계란이나 파, 마늘, 상추 가격을 보면 최근 밥상 물가가 너무 가파르게 오르는 것 아닌가 싶어 걱정스럽다”며 “재료 사다가 요리하느니 차라리 외식을 하는 게 낫겠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토로했다.

장바구니 물가가 연일 치솟으며 소비자들의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 훌쩍 오른 계란값은 떨어질 기미가 안 보이고, 채소류도 가격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일시적인 공급 충격에 의한 것으로 하반기에는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인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계란(특란 한 판) 가격은 7521원으로, 1년 전 5175원에 비해 45% 올랐다. 조류 인플루엔자(AI)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반적인 작황 부진으로 쌀(20㎏)은 지난해보다 18% 오른 6만1048원, 사과(10개)는 44% 오른 3만2565원을 나타냈다.

다만 채소류는 수확기에 접어들며 이달 들어 다소 진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파는 1㎏ 기준 3200원으로 1년 전(2661원)보다 12% 올랐지만, 1개월 전(5384원)과 비교하면 41%나 떨어졌다. 한 대형마트에서도 6월 첫째주 기준 대파(800g 1봉)가 2980원으로 작년에 비해 11% 올랐고, 양파(1.8㎏ 1망)는 298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5%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품목은 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6일 서울시내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윤모(41)씨는 채소코너에서 개당 1880원 가격표가 붙은 애호박을 들여다보다가 발길을 돌렸다. 윤씨는 “지난주 애호박 가격이 1000원 초반이었는데 불과 1주일 만에 이렇게 많이 오르다니 장보기가 겁난다”며 “아이들 음식에 빼놓을 수 없는 계란은 비싸더라도 그냥 사지만 요즘엔 물가가 하도 오르다 보니 웬만한 채소는 가격이 오르면 안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식품 가격이 안정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황 부진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집밥 수요에 생산량이 못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른 더위에 과수화상병까지 확산하며 과일 가격 인상까지 예고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사과 주요 산지인 충남 예산과 경북 안동에서 과수화상병이 처음 발생한 이후 충북 충주·음성·제천, 충남 천안, 경기, 강원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과일나무의 잎이나 줄기가 검게 타 말라 죽는 병으로 치료제가 없다.

◆짬뽕·치킨·햄버거… 외식도 못할 지경

 

서민들이 즐겨 먹는 외식 메뉴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주머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짜장면과 짬뽕, 햄버거, 갈비탕은 물론 구내식당 식사비까지 줄줄이 상승했다.

 

6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2.1% 상승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것은 2019년 4월(2.0%)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상승폭은 지난해 12월 1.0%에서 3월 1.3%, 4월 1.9% 등으로 꾸준히 커졌다.

 

39개 외식 품목 가운데 커피(-0.4%)와 피자(-2.4%), 무상교육 확대 영향을 받은 학교급식(-100%)을 제외한 모든 품목의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올랐다. 짬뽕 가격은 3.3% 올라 2019년 10월(3.5%)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라면은 2019년 12월 이후 가장 큰 2.8%, 치킨은 2020년 2월 이후 가장 큰 2.4% 상승을 기록했다.

외식 물가 상승 기여도가 가장 큰 품목은 구내식당 식사비와 소고기, 햄버거였다. 각각 4.4%, 3.3%, 6.1% 상승했다.

 

김밥 4.2%, 볶음밥 3.9%, 짜장면 3.2%, 설렁탕 2.9%, 떡볶이 2.8%, 김치찌개 백반 2.6%, 냉면 2.4% 등 대표적인 서민음식들 가격도 평균 외식물가보다 많이 올랐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죽(7.6%)이었으나, 즐겨 소비되는 품목이 아니어서 가격 상승 기여도는 크지 않았다.

 

외식물가가 상승 추세인 이유는 지난해 가격 상승률이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에다 최근 농축산 물가가 오른 영향이 더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하반기로 넘어가면서 기저효과가 줄어들고 국제유가 상승폭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농축수산물 공급 문제도 완화될 전망”이라며 “앞으로 몇 달간 외식물가 상승률이 2%를 넘을 수 있겠으나, 하반기엔 외식물가를 비롯한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6일 서울시내 한 쇼핑몰 푸드코트. 연합뉴스

외식물가가 오르면서 이를 포함하는 개인 서비스 가격도 1년 전보다 2.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하반기 물가 안정을 전망하고 있지만 외식물가를 비롯한 개인서비스 가격상승은 수요 측면의 가격상승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반기로 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분출할 경우 수요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계절적인 요인 등에 의한 변동성이 심한 품목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가 2017년 9월(1.6%) 이후 최대 상승폭인 1.5% 오른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지수는 지난 2월(0.8%), 3월(1.0%), 4월(1.4%) 등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소비회복 흐름이 나타남에 따라 개인서비스가격이 점차 상승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면서 “물가지표가 국제 원자재 병목현상, 소비회복 속도, 경제주체 기대 변화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물가 안정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백소용·남혜정·김희원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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