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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쌀·金계란·金호박… “집밥도 못해먹을 판”

입력 : 2021-06-06 18:48:45 수정 : 2021-06-06 22: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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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밥상물가… 전통시장·마트 가보니
장보는 주부들 물건 들었다놨다
“일주일 새 2배 ↑… 요리하기 겁나”
과수병에 과일값도 올라 ‘한숨’
상인들 “가격 못올려… 남는 게 없어”
일 서울시내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계란값이 예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라서 언제 가격이 내려가나 기다리고 있었더니 이제는 밀가루를 포함해서 다른 원재료 가격까지 올라서 황당하네요.”

 

5일 오후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전통시장. 6년째 제과점을 운영하는 A(45)씨는 “단골손님들 생각하면 가격을 올릴 수가 없어서 그대로 운영하고 있는데 원가 생각하면 거의 남는 게 없는 수준”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맞은편에서 떡볶이를 판매하는 분식점에서도 치솟는 계란 가격이 부담스러워 당분간 판매 품목에서 계란을 제외했다.

이 전통시장에서 계란은 특란이 9850원, 왕란이 1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몇몇 상점에서 특란 9000~9500원, 왕란을 1만원에 판매하고 있었지만 ‘현금가’라는 조건이 붙었다.

장을 보러 나온 인근 주민 장모(63)씨는 “평소 자주 먹는 계란이나 파, 마늘, 상추 가격을 보면 최근 밥상 물가가 너무 가파르게 오르는 것 아닌가 싶어 걱정스럽다”며 “재료 사다가 요리하느니 차라리 외식을 하는 게 낫겠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토로했다.

장바구니 물가가 연일 치솟으며 소비자들의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 훌쩍 오른 계란값은 떨어질 기미가 안 보이고, 채소류도 가격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일시적인 공급 충격에 의한 것으로 하반기에는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인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계란(특란 한 판) 가격은 7521원으로, 1년 전 5175원에 비해 45% 올랐다. 조류 인플루엔자(AI)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반적인 작황 부진으로 쌀(20㎏)은 지난해보다 18% 오른 6만1048원, 사과(10개)는 44% 오른 3만2565원을 나타냈다.

다만 채소류는 수확기에 접어들며 이달 들어 다소 진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파는 1㎏ 기준 3200원으로 1년 전(2661원)보다 12% 올랐지만, 1개월 전(5384원)과 비교하면 41%나 떨어졌다. 한 대형마트에서도 6월 첫째주 기준 대파(800g 1봉)가 2980원으로 작년에 비해 11% 올랐고, 양파(1.8㎏ 1망)는 298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5%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품목은 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6일 서울시내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윤모(41)씨는 채소코너에서 개당 1880원 가격표가 붙은 애호박을 들여다보다가 발길을 돌렸다. 윤씨는 “지난주 애호박 가격이 1000원 초반이었는데 불과 1주일 만에 이렇게 많이 오르다니 장보기가 겁난다”며 “아이들 음식에 빼놓을 수 없는 계란은 비싸더라도 그냥 사지만 요즘엔 물가가 하도 오르다 보니 웬만한 채소는 가격이 오르면 안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식품 가격이 안정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황 부진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집밥 수요에 생산량이 못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른 더위에 과수화상병까지 확산하며 과일 가격 인상까지 예고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사과 주요 산지인 충남 예산과 경북 안동에서 과수화상병이 처음 발생한 이후 충북 충주·음성·제천, 충남 천안, 경기, 강원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과일나무의 잎이나 줄기가 검게 타 말라 죽는 병으로 치료제가 없다.

 

백소용·남혜정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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