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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뗄 수 없는 고난도 기교, 화려한 춤·세밀한 연기에 갈채

입력 : 2021-06-06 20:38:05 수정 : 2021-06-06 20: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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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돈키호테’ 리뷰

휘날리는 투우사의 망토는 현란하고 캐스터네츠 소리는 심장을 두드린다. 늙은 기사의 창은 종횡무진으로 움직이고 무희의 부채는 바람결에 떠다니는 나비 같다. 정오의 태양처럼 밝고 강렬한 스페인 춤과 정열이 무대를 가득 채우는 발레 ‘돈키호테(사진)’. ‘작곡 루드비히 밍쿠스, 안무 마리우스 프티파’라는 발레 역사상 최강 조합이 남긴 유산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이 9개월 만에 이 최고의 희극발레를 무대에 올려 코로나 시대에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무려 1997년 당시 예술감독이었던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연출로 국내 초연을 올렸던 발레 명가답게 화려한 춤과 세밀한 연기로 객석에 희극발레의 정수를 선사했다.

무대 주인공은 통통 튀는 매력의 아름다운 선술집 딸 ‘키트리’와 가난하지만 재치 있는 젊은 이발사 ‘바질’. 부자 귀족 ‘가마슈’와 그에게 딸을 시집보내려는 ‘키트리’의 아버지 ‘로렌조’는 사랑의 방해자로 등장하고 ‘돈키호테’와 ‘산초’는 이들의 사랑을 돕는 감초 역할이다.

유난히 고난도 볼거리가 많고 그래서 인기작이다. 바질은 한 손으로 발레리나를 머리 위까지 들어 올려 받치는 리프트를 선보이고 키트리는 외발 끝으로 서른두 바퀴를 돈다. 키트리가 제자리에서 도약하며 머리 높이까지 발을 차서 만드는 ‘플리세츠카야 점프’는 가장 아름다운 점프 중 하나다. 여기에 남성미 넘치는 정열적인 투우사 춤과 플라멩코, 세기딜랴, 판당고, 집시 무용 등 이국적인 스페인 민속춤까지 더해진다.

유니버설발레단은 4∼6일 열린 4년 만의 ‘돈키호테’ 공연 주역에 ‘홍향기-이동탁’, ‘손유희-이현준’, 그리고 선화예고 2학년을 파격 발탁한 ‘김수민-간토지 오콤비얀바’를 선정했다. 5일 저녁 공연에선 그간 한결같은 안정된 기량으로 무대를 지켜온 홍향기, 이동탁이 흠 없는 연기로 갈채를 받았다. 특히 유니버설발레단 공연마다 주역을 맡아 완벽한 테크닉을 자랑했던 홍향기는 타고난 ‘키트리’처럼 무대를 누볐다.

강민우와 서혜원이 각각 출연한 투우사 ‘에스파다’와 ‘거리의 무희’는 인상적인 춤으로 1막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서혜원의 물 흐르듯 경쾌하면서도 시원한 춤이 일품이었다.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이날 공연 음악은 원주시향 상임지휘자 김광현이 코리아쿱오케스트라를 지휘했는데 초·중반 무대와 호흡이 다소 안 맞을 때도 있었으나 3막에 이르러선 밍쿠스 발레 음악이 지닌 맛을 충분히 보여줬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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