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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교묘해진 보이스피싱… 보험업계 피해 예방 팔 걷었다 [마이머니]

입력 : 2021-06-07 02:30:00 수정 : 2021-06-06 20: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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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보상 보험 상품 눈길

2020년 피해 건수 2만5859건 감소세 속
비대면 채널 악용 ‘메신저피싱’은 급증
피해 연령대도 고령→전 연령으로 확대

흥국화재 ‘페이코 생활안심보험’ 출시
고객 무료가입… 최대 100만원 보장
AXA손보·DB화재 특약가입 땐 혜택

보이스피싱이 국내에서 처음 신고된 때는 2006년이다. 15년간 보이스피싱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다. 초반엔 연변사투리 섞인 말씨와 엉성한 수법 때문에 ‘순진한 사람’만 속았다면, 지금은 누구나 당할 수 있을 정도로 지능화됐다. 더는 ‘나는 안 당한다’고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이에 보험사들은 보이스피싱 손해를 보장해주는 상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재산을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메신저피싱 급증 2030 모바일세대도 피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2만5859건, 피해 금액은 235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만6629건(64.3%), 4367억원(65%) 감소한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기조직의 활동이 제한된 데다 지속적인 보이스피싱 예방 노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수법이 진화하고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되면서 메신저피싱은 늘었다. 메신저피싱 피해 금액은 2018년 216억원에서 2019년 243억원, 지난해 373억원으로 점차 증가 추세다. 메신저를 이용해 가족·지인을 사칭하면서 긴급한 사정을 밝히고 개인정보 및 금전이체 등을 요구하는 유형이 가장 일반적이다.

보이스피싱에서 피해금을 이체하는 방식도 모바일·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75.2%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모바일·인터넷뱅킹을 통한 이체 비중은 2016년 42.1%에서 지속 증가했지만, 은행창구·ATM을 통한 이체는 같은 기간 35.5%에서 13.5%로 떨어졌다.

보이스피싱 수법이 다양해지면서 피해 연령대도 주로 고령층에서 전 연령으로 확대됐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유형을 대출빙자형과 사칭형으로 나뉘는데, 사칭형 피해자 비율은 자녀 사칭에 약한 50대와 60대 이상이 가장 높았으나 대출빙자형은 대출 수요가 높은 4050이 가장 높았다.

20대 피해도 급증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자 연령비율은 50대가 29%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24.3%로 뒤를 이었다. 30대와 60대는 각각 13.9%, 13.2%였고, 20대 이하가 16.8%로 60대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사회경험이 많지 않은 20대들은 경찰, 금감원 등 기관을 사칭하는 피싱에 약하고, 모바일에 친숙해 메신저를 이용한 피싱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이스피싱 피해, 보험으로 대비할까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자 보험사들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보상하는 상품을 내놨다.

흥국화재는 지난 3월 NHN페이코와 함께 폭행, 뺑소니, 보이스피싱 등 일상 속 범죄로 인한 피해를 보장하는 상해보험 상품 ‘페이코 생활안심보험’을 출시했다. 만 15세 이상 NHN페이코 고객이라면 무료로 가입되며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해 최대 100만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한다.

보이스피싱 보험은 단독으로 판매하지 않고 대부분 일반상품에 특약으로 포함된다. 특약은 무료이거나 월 30원, 많아도 몇백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AXA손해보험은 ‘(무)나를 지켜주는암보험’에 노인성 질환에 대한 진단금 보장과 함께 보이스피싱 손해 보장을 강화했다. 보이스피싱 특약에 가입하면 보이스피싱 사고로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했을 때 최대 100만원까지 보장한다. 월 부담금액은 30원이다.

캐롯손해보험이 판매하는 ‘부모님안심보험’은 월 보험료가 1만원이며 보이스피싱 보장에 대한 추가비용은 없다. 피해 시 보장금액은 최대 100만원이다.

DB화재는 일반 종합보험 설계 시 보이스피싱 특약을 포함할 수 있다. 월 부담금액은 몇백원 선이며 역시 최대 100만원까지 보장한다.

보이스피싱 보험은 피해가 두려워 일부러 찾는 고객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고령층 보험에 ‘서비스’ 개념으로 넣는 경우가 많으며 보험료도 거의 부담이 없는 수준이다. 다만 손해사정이 쉽지 않고 손해율이 높기 때문에 많은 회사가 100만원 정액제로 보장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보험에 대한 인지도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AXA손해보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보이스피싱 특약 선택이 가능한 보험 가입자 11만5000여명 중 특약을 추가한 가입자는 8%가량에 그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가입 시 보이스피싱 특약에 대해 설명하면 고객들이 기분 나빠하는 경향이 있고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이 높아 팔수록 손해이기 때문에 적극 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은 연령대는 물론 교육수준과도 상관없이 누구나 당할 수 있다. 따라서 월 최대 몇백원으로 저렴한 금액으로 100만원가량 보장받을 수 있는 보이스피싱 보험으로 미래에 대비하는 것도 좋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독 상품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가입했거나 가입하려는 보험상품에 보이스피싱 피해 관련 특약이 있다면 추가하는 것을 추천한다”면서 “전화를 통한 보이스피싱만 보상하는지, 메신저 등 다른 수단을 이용하는 스미싱을 모두 포함하는지 등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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