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 6사단 취사병이 '군기교육대를 가도 괜찮다'며 간부들의 '식당 갑질'을 폭로하자 6사단이 "계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급식 후 잔반 처리를 본인 스스로 하도록 교육했다"며 전례없이 신속하게 '대대장도 자기식판은 자기가'를 외쳤다.
지난 5일, 6사단(청성부대) 모 대대 A병사는 군제보 채널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도저히 못참겠다"며 "대대 고위간부들은 메인테이블에서 밥을 먹은 뒤 짬, 식기도구, 입을닦거나 코를푼휴지, 이쑤시개, 음료캔 등 쓰레기와 짬을 뒷정리를 안하고 그대로 취사병한테 방치해 놓고간다"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A병사는 "이렇게 폭로하면 보복당할까봐 겁나서 (그 동안) 안했지만 휴가가 잘리든 군기교육대를 며칠가든 다 필요없다"며 "제발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간부들이 병사들을 '설거지 따가리(뒤치다꺼리하는 아랫사람)' 취급한다는 사실이 널리 퍼지자 화들짝 놀란 6사단측은 "예하 대대에서 병영식당을 운영하면서 '간부들의 식사 후 정리'를 병사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어 "부대 장병이 동일하게 이용하는 병영식당에서는 계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잔반 분리 등 급식 후 처리를 본인 스스로 하게끔 재강조 및 교육했다"고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책임지도록 했음을 강조했다.
더불어 "제도적으로 간부와 병사 모두에게 동일한 급식 시스템이 적용되도록 하겠다"며 배식의 질과 양에서부터 설거지까지 위, 아래 가리지 않겠다고 알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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