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아파트 배달기사 사냥’ 논란…“라이더 인권보호대책 마련해야”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1-06-05 20:00:00 수정 : 2021-06-05 19:24:3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지난 3일 경기도 구리시의 한 아파트에서 배달원이 아파트 지상으로 진입하는 도중 경비원이 미리 설치해둔 줄(빨간원)을 잡아당기면서 넘어뜨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뉴스1

경기 구리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밧줄에 배달 기사가 넘어져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배달 기사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3시30분쯤 구리시 갈매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음식을 배달하러 온 배달 기사 A씨는 밧줄에 걸려 타고 있던 오토바이에서 넘어졌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경비원이 아파트 내부로 진입하는 배달 기사를 막기 위해 일부러 밧줄을 잡아당겼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이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서비스지부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아파트 측이 일방적으로 오토바이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더군다나 비 오는 날 눈에 잘 띄지 않는 밧줄을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설치하는 행위는 사고를 방치하는 것”이라며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지만 사회적 대책은 마련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아파트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다. 음식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단지로 들어오던 배달 라이더를 막으려던 경비원이 라이더의 옷을 잡아당겨 넘어진 것이다. 해당 아파트는 동 대표자 회의에서 오토바이의 단지 내 출입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단순한 경비원과 라이더 간의 갈등이 아니라 공정한 배달 수수료를 설계하지 않고, 라이더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플랫폼 회사의 책임”이라면서 “빠른 배달 서비스를 바라는 소비자들의 인식개선도 필요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오토바이 출입을 금지하는 아파트의 경우 수수료 인상을 하는 등 플랫폼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다.

 

한편 구리 아파트 사건 경찰 조사에서 경비원은 배달 기사를 넘어트리기 위해 일부러 밧줄을 당긴 것이 아니라 오토바이에 걸린 줄을 거두려 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파트 관계자 등을 상대로 줄이 설치된 경위 등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