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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공사장서 추락 50대, 밤새 방치… 생일날 주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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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4 09:30:00 수정 : 2021-06-04 11: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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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광주의 한 아파트 건설 공사장에서 노동자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홀로 방치되다 다음 날이 되어서야 그의 생일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4일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건설 공사장에서 A(58)씨가 계단에 놓인 1∼2m 높이의 사다리에서 추락했다. A씨는 계단 벽면에 페인트칠을 하기 위한 평탄화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 높은 곳에서 추락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머리를 다친 A씨는 일어나지 못했다. 공사가 한창 진행되는 건물 계단에 쓰러진 A씨를 발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공사 현장에 쓰러진 채 홀로 방치된 A씨는 다음날 오전 6시 30분쯤 가족·지인의 연락을 받고 급히 현장을 찾아간 동료 노동자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A씨는 머리 충격에 의한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조금이라도 빨리 발견됐다면 목숨까지 잃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A씨의 유족들은 분통을 터트린다. 실제 공사 현장을 수시로 돌아보며 안전 상황을 확인해야 하는 안전 관리자는 사고 현장을 둘러보지 않았다. 2인 1조로 움직여야 하는 원칙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건설사 측은 공사장 출입자를 엄격히 통제하면서도 A씨가 공사장에서 퇴근하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공사장 문을 닫기 전 안전관리자 또는 경비원들이 현장에 사람이 남아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이에 대해 해당 건설사 측은 연락이 닿지 않거나 연락이 닿은 간부급 관계자는 “딱히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답을 피했다. 한 노무사는 “건설 현장은 위험한 공간이기 때문에 작업이 끝난 이후에 건설 현장에 사람이 남아있으면 안 된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다”며 “사측이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해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방기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회사 관계자 등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해 형사 처벌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부검 결과와 노동청 특별사법경찰관의 종합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광주=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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