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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으로 신혼여행”… 백신 접종 늘자 해외여행 기대감 솔솔

입력 : 2021-06-03 19:18:55 수정 : 2021-06-03 19: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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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빗장 풀리는 하늘길
정부, 접종 완료자 자가격리 면제
항공사들도 사이판 노선 등 판매
추석쯤부터 여행 증가 분석 나와
온라인선 벌써 여행지 질문 봇물
일각 “방역 또다른 부담” 우려도
지난 5월 7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출국객들이 탑승수속을 위해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오는 12월 결혼할 생각인 직장인 박모(33)씨는 신혼여행을 어디로 잡을지 고민 중이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최근 각국의 백신 접종이 늘고 항공편이 재개되는 등 조금씩 해외여행이 가능한 분위기로 바뀌면서 고민이 시작됐다. 박씨는 “평생 한 번뿐인 신혼여행이다 보니 가능하면 해외에 가서 추억을 남기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해외여행 예약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부터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은 ‘금기사항’처럼 여겨졌다. 국내외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여행을 제한하던 국가들이 최근 차츰 빗장을 풀고 있다.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이르면 하반기부터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올해 하반기나 내년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8일부터 인천∼사이판 노선을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인천∼사이판 노선을 운항하고, 대한항공도 11월 인천∼괌 노선 판매를 시작했다.

여행사들도 스위스, 두바이, 하와이 등 백신접종자의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국가 위주로 패키지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홈쇼핑에서는 올 추석이나 내년 여름에 떠나는 여행상품 완판 사례가 이어졌다.

특히 최근 정부가 백신 접종 완료자는 해외를 다녀와도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기로 하면서 여행을 고려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추석쯤부터 해외여행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복을 입은 한 승객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여행 재개 기대감은 여행업계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일주일간 주가가 5.1% 올랐고, 제주항공(5.8%)과 진에어(4.8%), 티웨이항공(30.5%) 등 저비용항공사의 주가도 크게 뛰었다. 대표적인 여행사인 하나투어 주가도 일주일간 9.8% 상승했다.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행갈 국가를 추천해 달라는 질문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여행 정보 카페 이용자가 “7월 2차 접종을 완료한다. 추석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데 어느 나라를 추천하냐”고 질문하자 여행지를 추천하는 댓글과 자신도 여행을 계획 중이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해외여행 계획을 알리면서 여행 동행자를 구한다는 글도 많았다.

미국으로 여행을 떠나 백신까지 맞는 경험담을 올리는 유튜버도 있다. 한 유튜버는 미국에서 여행객 신분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장면을 영상에 담아 소개했다. 그는 “여행을 떠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면서도 “한 달 반가량 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국가 간 여행객의 자가격리를 면제해 주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을 검토 중이어서 해외여행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행산업의 복구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당장 해외여행이 가능해져도 전 세계 여행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려면 2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업계에서 예측하고 있다”며 “여전히 국가별 코로나19 상황이 다른 데다 여행업계가 입은 타격이 크기 때문에 당장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칫 경계심이 느슨해져 방역에 허점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코로나19 감염을 완벽히 예방할 수는 없다. 해외여행이 급격히 늘면 방역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100% 예방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돌파 감염 등의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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