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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성과’ 기업 역할 높이 평가… 긍정적 여론 변화도 한몫

입력 : 2021-06-03 07:00:00 수정 : 2021-06-02 22: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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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면’ 달라진 문 대통령

“기업의 앞서가는 결정이 없었다면
오늘은 없었다” 선제적 역할 평가

靑 “긍정, 부정 한 쪽 공감 특정 아냐
두루두루 의견 경청하겠다는 뜻”

뇌물죄 수감 사면은 걸림돌 분석
법무장관 결정 가석방 관측도 제기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왼쪽 두번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네번째), 구광모 LG 그룹 회장(왼쪽),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와 간담회에서 앞서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4대 그룹 총수와 오찬 간담회에서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건의와 관련해 기업의 선도적 투자를 강조하고 “고충을 이해한다”고 언급한 부분을 놓고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사면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의 선도적 투자로 인한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기업 투자에서 ‘그룹 오너’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도 들릴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 “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는데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기류가 달라졌다기보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공감’이 어디에 대한 공감인지 정확하게 말씀하시지는 않으셨다”며 “긍정, 부정 어느 쪽에 공감한다고 특정하지 않으셨다. ‘두루두루 의견을 들으시겠다, 경청하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사면 전제조건 중 하나로 국민 공감대를 언급해 왔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지난달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질의·응답에서 “결코 대통령이 마음대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의 많은 의견을 들어 판단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명하는 동시에 국민 공감대를 사면의 조건으로 전제한 것이다.

4대그룹 초청은 취임 후 처음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부터)이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상춘재에 마련한 오찬을 겸한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언급이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정치권에서는 이 부회장의 광복절 특사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 아니냐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이처럼 청와대와 정치권의 달라진 기류는 최근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여론이 긍정적으로 변한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이번 방미 당시 4대 그룹이 함께해 성과가 참 좋았다”면서 “기업의 앞서가는 결정이 없었다면 오늘은 없었다”며 기업의 선제적인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재계에서는 문 대통령이 ‘고충을 이해한다’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이 부회장이 8·15 광복절 특사 등의 형태로 풀려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고충을 이해한다는 표현에서 문 대통령의 반응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 측은 이날 이 부회장의 사면 언급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응을 내놓지 않는 등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그러나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이 ‘사면 불가 사유’로 공약한 뇌물죄로 이 부회장이 수감되어 있는 점,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의 여파로 발생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등으로 당장 사면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그 때문에 대통령이 결정하는 사면보다 형기의 절반 이상 복무 시 법무부 장관의 결정으로 가능한 가석방 규정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 부회장은 최근 형기의 절반을 넘겼다.

 

한편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 위기로부터 빠르게 회복하고 재도약하는 데 4대 그룹의 역할이 컸다”면서 “미국과 수혜적 관계에서 첨단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도움을 주는 동반자적 관계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4대 그룹의 기여가 컸다”고 감사인사를 건넸다.

 

오찬 메뉴에는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점심에서 제공됐던 크랩케이크가 포함됐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를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도형·남혜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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