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재계측 건의사항 고려 언급
文 “고충 이해… 경제상황 전과 달라
기업의 대담한 역할 요구 잘 알아”
국민 공감·형평성 인식 변화 기류
뇌물죄 수감 사면은 걸림돌 분석
법무장관 결정 가석방 관측도 제기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으로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을 건의한 재계 측 요청과 관련해 “고충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기업의 앞서가는 결정이 없었다면 오늘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사면 및 가석방 여부와 관련, 문 대통령의 입장이 우호적으로 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그룹 총수와 오찬을 한 자리에서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한 언급을 들은 뒤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밝혔다. 삼성에서는 이 부회장 대신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이 ‘경제5단체의 건의사항을 고려해 달라’고 말하자 건의사항이 뭔지 확인한 뒤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의 등 경제 관련 5개 단체는 청와대에 이 부회장 사면건의서를 제출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이 부회장 출소에 긍정적 고려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한다. 청와대는 그동안 이 부회장 사면문제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왔다. 이날 문 대통령은 “지금은 경제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이 부회장 대신 참석한 김 부회장이 “반도체는 대형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하고, 재계 참석자 중 다른 한 명이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한 시대에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취임 4주년 기념연설에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마찬가지로 여러 형평성이라든지 과거 선례라든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 차례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사면 전제조건 중 하나로 국민 공감대를 언급해 왔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관측된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2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국민적인 정서라든지 공감대 등도 함께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별도 고려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사면 불가 사유’로 공약한 뇌물죄로 이 부회장이 수감되어 있는 점,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의 여파로 발생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등이 걸림돌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그 때문에 대통령이 결정하는 사면보다 형기의 절반 이상 복무 시 법무부 장관의 결정으로 가능한 가석방 규정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 부회장은 최근 형기의 절반을 넘겼다.
한편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 위기로부터 빠르게 회복하고 재도약하는 데 4대그룹의 역할이 컸다”면서 “미국과 수혜적 관계에서 첨단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도움을 주는 동반자적 관계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4대그룹의 기여가 컸다”고 감사인사를 건넸다. 오찬 메뉴에는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점심에서 제공됐던 크랩케이크가 포함됐다. 문 대통령이 4대그룹 총수를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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