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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은 총리직에 맞지 않는 인물” 前 최측근 맹폭

입력 : 2021-05-27 19:29:41 수정 : 2021-05-27 19: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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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하원서 7시간 낱낱이 폭로
“코로나 대처 혼란스럽고 무능해
약혼자에 빠져 방역 논의 탈선
죽지 않아도 될 수만명 목숨 잃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한때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실 수석보좌관으로부터 7시간 동안 십자포화를 받았다. 커밍스는 지난해 영국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혼란스럽고 무능했는지를 낱낱이 폭로하며 존슨이 총리직에 맞지 않는 인물이라고 맹비난했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커밍스 전 보좌관은 26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국민이 우리를 가장 필요로 할 때 정부는 실패했다”며 코로나19가 처음 유입된 지난해 1, 2월 정부는 대비 태세를 갖추지 못했고 “상당수 정부 요직은 (휴가를 떠나) 스키나 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사람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 TV 생방송에 나가 바이러스를 주사로 맞겠다”고 할 정도로 코로나19를 경시했다. 영국 정부는 그 연장선상에서 3월 중순까지 ‘집단면역’ 전략을 추구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커밍스는 1차 전국 봉쇄령을 고려하던 지난해 3월 혼란스러웠던 총리실 회의 분위기도 전했다. 국가안보 인사들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요구한 중동 공습 동참 논의에 열을 올렸고, 존슨 총리는 ‘반려견 딜린이 총리관저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언론 보도에 광분한 약혼녀 캐리 시먼즈에 신경을 빼앗겨 방역 논의는 “완벽하게 탈선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뒤늦게 논란이 된 존슨 총리의 “차라리 시체가 높이 쌓이게 두겠다”는 발언도 직접 들었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존슨 총리가 봉쇄로 인한 경제적 폐해가 코로나19 자체보다 크다는 이유로 2차 봉쇄에 반대하면서 “코로나19는 80세 이상만 죽인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커밍스는 “총리는 통로를 왔다갔다 하는 쇼핑 카트처럼 끊임없이 갈팡질팡했다”며 “장관과 관료들, 또 나와 같은 보좌관들이 국민의 기대 수준에 못 미치는 바람에 죽지 않아도 될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사과했다. 그는 ‘존슨 총리는 우리가 코로나19 대유행을 헤쳐나가는 데 적합한 사람이냐’는 노동당 새라 오언 의원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존슨 내각의 ‘실세 중 실세’로 불렸던 커밍스는 지난해 여름부터 총리와의 관계가 틀어졌다. 그는 자신이 지난해 11월 사임한 것은 시먼즈가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방식으로 친구들을 총리실에 채용하려 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에 성과를 내면서 2024년 재선의 꿈을 키워오던 존슨 총리는 커밍스의 보복성 폭로로 정치적 궁지에 몰리게 됐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총리의 “혼란과 혼돈, 치명적 오판”을 지적하면서 “지체 없이 국정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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