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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해외 선거구제 논의 필요… 전자투표 등 참정권 확대해야”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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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26 06:00:00 수정 : 2021-05-25 22: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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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는 한민족인 동시에 세계인
전 세계 한인 엮는 연합회 2021년 내 출범

동포들 남북 문제 객관적 시각 장점
한반도 평화 실현 지대한 역할 가능

복수국적 관련 전향적 조치 바람직
아시아계 혐오 우리도 반성할 필요

거주국 정치 참여는 권익 신장 도움
동포 이익 대변할 국회 의석 있어야

“재외동포는 한민족인 동시에 세계인입니다.”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재외동포재단 서울사무소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출가한 자녀가 먼 곳에서 집 생각을 하길 바라던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현지에 잘 적응해 세계적 인물로 성장하는 게 효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재외동포를 한민족의 울타리에 가둘 게 아니라, 세계 속의 한국인으로 뻗어나가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 이사장은 또 “해외선거구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처럼 재외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선거구를 만들어 재외동포들의 목소리를 국회에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편투표, 전자투표를 확대해 재외동포 참정권을 실질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김 이사장은 “동포들이 나서면 남북 간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며 한반도 평화에도 재외동포들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강조했다. 1996년 미국에서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구속된 재미동포 로버트 김의 동생인 그는 관련 질문에 “그 사건(로버트 김 사건)이 재외동포에 대한 제 관심의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으로서 특히 강조하는 것은.

 

“재외동포는 한민족인 동시에 세계인이라는 것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한민족 공동체’에서 ‘세계시민과 함께하는 한민족 공동체’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우리 동포가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재외동포재단 서울사무소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재외국민의 참정권은 기본권 보장의 문제”라며 “해외선거구제 도입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관련해서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이 있나.

 

“세계한인대회, 한상대회 등 한인 연합체를 이 같은 취지에 맞춰 발전시키려고 한다. 그간 한인회가 미주, 아시아 등 대륙별로만 연합돼 있었다. 한인회 자체적으로 제안이 있었고, 전 세계 한인을 엮는 연합회가 올해 출범할 예정이다. 말하자면 세계 한인회 총연합이다. 유대인들은 그런 조직이 예전부터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한인들이 고충이 많다.

 

“모두가 고충이 많지만,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과 유럽 지역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동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생계가 어려운 분들이 많다. 그간 해외 한인회를 지원했던 예산을 마스크를 구입한다든지,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예산 등으로 돌려드렸다.”

 

―의정활동을 할 때부터 평화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으로서는 평화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한반도 평화에 재외동포들의 역할이 기대된다. 우리 재단이 직접 다루지 않는 분야지만, 북한 동포도 동포다. 재외동포들이 늘 고국의 평화에 기여해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 예로 독립운동에 동포들이 적잖은 역할을 했던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동포들이 한반도 평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동포들이 나서면 남북 간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우리 민족사에서 열강의 침략으로 겪었던 1차 피해가 분단이고 2차 피해가 해외 이주다. 그런 점에서 분단과 해외 이주는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또 거주국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해 우리의 시각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도 기대하는 점이다.”

 

―중국동포, 고려인(러시아 한인) 등 재외동포들이 겪는 어려움이 여전히 많다.

 

“국내 체류 해외동포 중 전체의 80∼90%가 중국동포(조선족)다. 국내에서 생활한 지 20년이 넘도록 한국 국적을 따지 못해 법적으로 외국인 범주에 든다. 일본에 있는 재외동포들 중 무국적자들이 있는데, 그분들의 입국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중국동포와 고려인 자녀 중 국내에서 생활하지만 언어 문제로 한국 사회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재외동포재단은 해외에 있는 동포들의 문제를 다루지만, 무 자르듯이 구분되지 않는 문제가 많다.”

 

―재외동포들의 복수국적 문제가 여전히 논란인데.

 

“전 세계적으로 복수국적을 늘리는 추세로 가고 있다. 국민, 민족이라는 울타리가 점점 줄어든다.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외국 국적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불이행 서약을 하고 복수국적을 인정해주는 방식을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 65세 이상의 해외 국적자에게는 영주귀국 목적의 국적 회복을 해주는데, 연령을 좀 낮춰도 좋다고 생각한다.”

―미국 등 서구사회에서 아시아계 혐오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소수 민족 차별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 고질적 문제다. 유엔인권선언에 나와 있듯 피부나 종교, 민족의 차이로 인한 차별은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 동시에 우리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LA폭동 사태가 일어난 것에 한국인들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작용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았다. 재외국민 투표권이 확대돼야 하나.

 

“재외국민의 참정권은 기본권 보장의 문제다. 코로나19 확산 중 치러진 지난해 총선에서 재외국민 17만명이 등록했는데 8만5000명이 결국 투표를 하지 못했다. 재외동포의 우편투표, 전자투표 허가를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우편투표, 전자투표가 모두 가능하다고 중앙선관위는 말하지만 안전 문제로 국회 합의가 안 되고 있다.”

 

―재외동포들이 거주국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외국에 사는 동포들이 그 나라 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동포사회의 권익 신장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고, 모국과의 협력을 위해서도 좋다. 재일동포의 경우 일본 국적으로 귀화하는 것을 두고 ‘배신’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좋지 않은 생각이다.”

 

―재외동포 정치인 중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다면.

 

“미국 워싱턴주 상원의원을 오래 한 신호범 박사가 기억에 남는다. 미국 사회에서도 평이 좋고 동포사회를 위해서도 많은 역할을 했다. 공화당 소속으로 미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김창준 전 의원도 모범적 사례다. 지난해 미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선 한인 출신 의원이 4명이나 당선됐다. 미국뿐 아니라 뉴질랜드, 캐나다에도 한인 의원이 있고, 러시아에선 고려인 출신 시장도 나왔다.”

―재외동포 정치인들은 스스로 한인임을 의식하나.

 

“차세대 한국계 정치인들의 네트워크가 있다. 한국말이 서툴기 때문에 모임은 영어로 하는데, 서로 아주 잘 지낸다. 한인인 것을 빼고는 국적도 배경도 다른 이들이 잘 어울리는 게 인상적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혈통 중심적 사고다. 우리가 그들에게 한국을 위해 뭔가 해주기를 바라는데, 재외동포 정치인들에게는 그 나라 국익이 1순위다. 한국만을 위해서 뭔가를 하라고 요구하기보다 양국에 모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게 맞다.”

 

―재외동포 문제와 관련해 향후 추진하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

 

“프랑스에 해외선거구제라는 선거제도가 있다. 국민들이 많이 가 있는 해외 지역에 선거구를 배정해 재외동포들의 이익을 대표할 의석을 주는 것이다. 프랑스에선 총 의석 577석 중 12석을 재외동포 사회에 배정하고 있다. 한국 사회도 해외선거구제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

 

―최근 한인 이민자의 미국 정착기를 다룬 영화 ‘미나리’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목을 받았다.

 

“배우 윤여정씨의 아카데미상 수상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여우조연상 수상에만 주목할 게 아니라, 영화 자체가 가진 메시지도 함께 주목받았으면 좋겠다. 미나리에는 한인 이민자들이 고군분투한 이야기가 담겨 있고, 감독도 배우도 이민자 출신이다.”

 

―형이 미국에서 기밀 유출 혐의로 수감생활을 했던 로버트 김이다.

 

“오래전 일이다. 재외동포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된 사건이긴 하다.”


대담=박종현 외교안보부장, 정리=홍주형 기자 jhh@segye.com

 

김성곤 이사장은… ●1952년 부산 출생 ●경기고, 고려대 사학과 ●미국 템플대 철학 박사 ●15, 17, 18, 19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장 ●국회 사무총장 ●용인대 석좌교수, 사단법인 평화 이사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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