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민 父 “실종날 새벽 데이터 사용”… 경찰 “1시33분 이후 휴대폰 사용기록 없어”

‘새벽에 데이터 내역 발생’ 주장에
경찰, 포렌식 결과 공개 의혹 차단
관련 목격자 2명 최면조사 진행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고 손정민 씨의 추모공간이 마련돼있다. 연합뉴스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아버지가 손씨 실종 당일 새벽에 손씨의 휴대전화 데이터 사용 내용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으나 경찰 조사결과 휴대전화 사용 기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4일 “손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결과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1시9분쯤 마지막으로 웹을 검색한 이후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손씨의 아버지는 자신의 블로그에 손씨의 휴대전화 데이터 통화내용을 공개하고 “오전 5시35분까지 ‘인터넷 접속’과 ‘채팅’이라고 나온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손씨의 휴대전화는 손씨와 실종 전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가 가지고 있다가 실종 당일 오전 5시40분쯤 손씨 부모에게 돌려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A씨가 손씨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그러나 경찰이 손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결과 당일 오전 1시9분 이후 인터넷이나 앱 등 데이터가 사용된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통신사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을 때도 자동 동기화 또는 백그라운드 앱 실행 등으로 데이터 이용 내역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회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터넷 앱과 별도로 사용 기록이 관리되는 카카오톡 메시지는 오전 1시24분, 통화는 오전 1시33분이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손씨는 실종 당일 오전 3시37분쯤 A씨와 함께 있는 것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상태다.

24일 한강 경찰대가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경찰은 A씨를 조사하는 한편 사라진 A씨 휴대전화에 대해서도 한강공원 주변 수색을 계속할 방침이다. A씨는 전날에도 경찰 조사를 받았다. 손씨 실종 이후 7번째 조사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 신고 이후 3번에 걸쳐 조사했고, 손씨 시신이 발견된 뒤 4번 더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A씨 휴대전화에 대해서는 “위치를 분석한 결과 부모와 통화한 오전 3시37분부터 전원이 꺼진 오전 7시2분까지 계속 한강공원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수색은 한강공원에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故) 손정민씨 추모 집회에서 한 시민이 추모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목격자들을 상대로도 최면 조사와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손씨 사건 목격자 2명에게 최면 조사를 하고, 휴대전화 포렌식 1건을 진행했다”며 “해당 지역 폐쇄회로(CC)TV가 부족한 상황에서 수사가 진행되다 보니 목격자 진술의 신빙성 확인 작업이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진술 중 엇갈리는 부분을 확인하고 진술을 명확히 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종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