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야권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가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원 지사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이라도 가상화폐를 막아야 한다, 활성화 시켜야 한다 등 정책에 대한 의견과 여론도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어제(19일) 직접 거래소에 계좌를 개설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코인을 직접 사고파는 투자자가 되어 왜 이렇게 대한민국에 코인 광풍이 불게 됐는지, 가상화폐 시장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게 옳은지 알아보고자 한다”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원 지사는 앞으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가상화폐 거래 상황을 알리고, 전문가들과 블록체인·4차 산업 등 가상화폐와 관련된 각종 이슈에 대해서도 토론할 계획이다.

원 지사는 전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클레이, 썸씽 등 암호화폐 4종을 총 100만원어치 분할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가상화폐 시장은 ‘검은 수요일’로 불리며 대폭락장을 연출한 날이기도 하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10분 기준 대표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개당 4259만원까지 하락했다가 다음 날 오전 5000만원대지 반등하는 등 크게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가상화폐가 큰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반등의 호재는 보이지 않아 시장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원 지사가 ‘코린이(초보 가상화폐 투자자를 이르는 신조어)’를 자처한 배경에는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코인 열풍’을 직접 겪어보고 현상을 이해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금융위원회를 통해 공개된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국내 4대 거래소 투자자 현황을 보면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 중 20대가 32.7%, 30대가 30.8%로 전체로 20∼3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가상자산에 대해 내재가치가 없고 투기 현상이라며 가상자산 ‘제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내년부터 관련 소득에 과세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젊은 층의 불만이 높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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