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상시채용 제도 추가 도입
NH투자선 하반기도 공채 예정
시중銀, 핀테크업체 경쟁 대비
디지털 전문직 수시 채용 확대
토스, 올 1분기 340명 신규 채용
금융계 ‘인력 블랙홀’ 자리매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대형 증권사들이 채용문도 활짝 열고 있다.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올해도 지속되는 등 주식 투자 열기에 힘입어 연간 채용 규모도 지난해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점포 감소와 비대면·온라인 근무가 확산되고 있는 시중은행들은 공채보다는 디지털 전문직을 수시로 뽑는 형태로 채용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신입과 경력을 포함해 66명의 신규 채용을 진행했다. 지난해 연간 채용 인원이 78명으로 이미 지난해와 견줘 80%를 넘어선 규모다. 미래에셋증권은 상시 채용제도를 통해 부문별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신입과 경력직을 채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41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200% 이상 급증하며 분기 기준 최대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까지 신입 54명과 경력 40명을 채용했다. 지난해에는 연간 신입 155명과 경력 106명을 채용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신입사원 공개채용과 채용 연계형 인턴 등 기존 전형을 유지하면서 올해부터 상시채용 제도를 추가로 도입했다. 이에 따라 연간 채용 규모도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74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96%나 늘었다. 당연히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호실적에 힘입어 NH투자증권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실시한다. 상반기 공채는 지난달 원서접수를 마감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 중이며, 하반기에는 NH농협금융지주와 함께 계열사 공동 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다.
KB증권은 현재 대졸 신입사원(채용형 인턴) 공개 채용을 진행 중이다. IB와 리서치, 기관영업 등 6개 부문에서 28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KB증권은 지난해 대학생 인턴 40명과 경력직 61명을 채용했다. 하반기에는 신입 공채 24명과 경력직 67명을 채용했다.
증권가의 채용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반기에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 등 비상장 주식시장에서 대어급으로 평가받고 있는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이어나가고 있는 데다 IT,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소비자보호 부문 강화를 위해 인력 충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IPO 관련 인력도 필요하기 때문에 증권가의 채용 규모는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빅테크·핀테크 업체와의 경쟁을 위해 디지털 능력을 갖춘 기술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디지털·IT부문 신입행원 채용을 이달 28일까지 실시한다. 특히 이번 채용 전형에서 금융 데이터 분석능력과 사고력을 종합평가하는 ‘디지털 인사이트 인터뷰’를 새로 도입했다. 아울러 이번에 채용된 신입 행원 전원에게 카이스트 등 국내 주요 대학의 디지털금융 경영학 석사(MBA)과정을 제공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의 핵심역량을 기른다는 방침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수시채용을 진행했다. 게다가 하반기에 예정된 신입행원 공채에 데이터 분석능력과 논리적 사고력 등 디지털 역량을 측정하는 ‘디지털 리터러시’ 평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23일까지 금융분야 경력직 수시채용을 진행하면서 ‘전문가 모시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밖에 KB국민은행도 클라우드 서버 개발, 글로벌 플랫폼 기획 등 전문직무직원을 수시로 뽑고 있고, 하나은행도 빅데이터 담당자와 디지털 기획담당자 일부 직군을 수시채용한 바 있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1분기 6개 계열사에서 340명을 신규 채용했다. 토스와 계열사 총 직원은 1년여 만에 1000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번 신규 입사자 중 개발 관련 인력만 200여명인 데다가, 이직자 19%가 은행이나 증권 등 금융권 출신이면서 금융계 채용 ‘인력블랙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남정훈·김범수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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