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4대 도시로 꼽히는 광둥성 소재 선전시에서 75층짜리 건물이 갑자기 흔들려 입주 상인과 고객 등이 긴급히 모두 대피했다고 관영 환구시보의 영자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현지 전문가는 공진현상 탓에 흔들림이 있었을 것이라고 글로벌타임스에 전했다. 공진현상은 진동을 일으키는 어떤 물체의 영향을 받아 다른 물체도 진동을 일으킴으로써 진동이 증폭해 약간의 힘으로 큰 진동을 일으키는 상태를 이른다.
글로벌타임스와 국영 중앙(CC)TV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선전시 푸톈구 소재 화창베이 전자상가에 있는 SEG 플라자가 흔들려 대피 사태가 벌어져 폐쇄됐다.
SEG 플라자는 1999년 완공한 높이 355.8m의 75층 건물인데, 화창베이의 랜드마크로 평소 인파가 많았다고 한다. 전자제품 매장과 각종 사무실 등이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상인들은 이날 낮 12시30분 안팎으로 건물 흔들림을 뚜렷하게 느꼈다고 CCTV에 입을 모아 전했다.
현장에서는 12시31분쯤 관리실에 건물이 흔들린다는 입주자 신고가 들어왔고, 관리실은 방송을 통해 긴급히 대피하라고 알렸다고 한다. 이에 오후 2시까지 모두 안전하게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승강기는 꽉 차 계단으로 내려왔다”는 인터뷰도 현지 온라인 매체 제몐에 실렸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등에는 겁에 질린 수백명이 좌우로 흔들리는 건물 앞에서 정신없이 도망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올라왔다.
당시 선전이나 인근에 지진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게 푸톈구 당국의 설명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이 나서 흔들림 원인을 찾기 휘해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가거나 주변의 바닥이 갈라진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진이나 태풍의 영향이 아닌데도 건물이 이처럼 흔들린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한편 중앙일보에 따르면 문제의 건물은 건축 당시 2.7일마다 1층씩 올라가 이른바 ‘선전 속도’를 상징하는 건물이 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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