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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 시원’ 김치맛 표준화… K-문화 타고 40여개국 입맛 잡다 [K브랜드 리포트]

입력 : 2021-05-05 03:00:00 수정 : 2021-05-04 19: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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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포장김치 1호’ 종가집 김치

집에서 담근 김치맛 그대로 구현
인간문화재 등 장인들 조리법 표준화
탄산가스 잡는 기술로 업계 첫 KS마크
고품질 배추 등 100% 국내산재료 고집

끊임없는 기술 개발… 국내 수출 1위
1990년대부터 캔·페트 등 용기 다양화
유산균 맛·표능 개선… 해외학계도 인정
시장 다변화… 2020년 수출 5900만弗 40%↑

포장김치는 겨울철 가장 고됐던 집안일을 해결해준 발명품으로 꼽힌다. 김치를 집에서 담가 먹는 것이 당연했던 시절, 전통음식인 김치의 세계화를 꿈꾸며 국내 최초 포장김치로 등장한 제품이 ‘종가집’이다. 대한민국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김치를 제공하기 위해 탄생한 종가집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대표적인 김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88년 포장김치 1호 탄생

1980년대 정부는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음식인 김치를 알리기 위해 상품화를 추진했다. 이를 위해 언제 어디서 먹어도 다르지 않은 표준화된 맛과 시간이 지나도 맛있게 숙성되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했다.

이에 인간문화재 38호이자 조선 궁중음식 전수자인 고 황혜성 고문 등 김치 장인들이 모여 표준화된 조리법을 만들었다. 유산균·종균 개발과 김치 포장 연구를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도 뭉쳤다. 대대로 전해 내려온 손맛을 표준화한다는 의미에서 로고에 기와지붕을 넣은 종가집 브랜드가 탄생했다.

1988년 출시 이후 종가집이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는 것은 100% 국내산 재료로 김치를 담근다는 원칙이다. 국내산 재료 중에서도 품질이 우수한 등급을 가려 사용한다. 대상은 생육시기별로 품질이 다르고 계절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배추의 특성을 고려해 시기와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최고 품질의 배추를 사전 구매해 비축한다. 오랫동안 배추를 비축할 수 있는 종가집 김치만의 저장기술을 개발해 비축량을 확대함으로써 안정적인 수급을 가능케 했다. 고추, 마늘, 양파 등 김치에 들어가는 원재료들도 산지 직송을 통해 공급받는다.

현재 포장김치를 구입하는 사람은 전 연령층으로 확산하고 있다. 직접 담가 먹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포장김치 구매는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해 대상이 진행한 김장계획 설문에서 전체 응답자의 56%가 김장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김장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응답자 중 62.6%가 포장김치를 구입하겠다고도 했다.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종가집 김치 요리대회 참가자의 모습. 대상 제공

◆끝없는 포장기술 개선과 김치유산균 연구

종가집 김치는 표준화된 맛과 수출을 위해 시간이 지나도 맛이 변하지 않는 포장기술로 특허를 받았다. 처음 김치를 상품화하는 데 가장 큰 난관은 탄산가스를 잡는 것이었다. 발효와 숙성 과정에서 숨을 쉬는 김치의 특성 때문에 탄산가스가 발생해 진공 포장을 하면 포장재가 부풀어 올랐다.

종가집은 1989년 탄산가스를 붙잡아두는 ‘가스흡수제’를 김치 포장 안에 넣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김치 고유의 맛과 품질에 영향이 없으면서도 포장형태를 유지하고, 유통과정에서 파손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신기술이었다. 종가집 김치는 이 방식으로 1991년 업계 최초로 KS마크를 획득한 데 이어 1995년 전통식품인증마크를 획득하며 세계일류화상품으로 선정됐다.

1993년에는 통조림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캔김치를 선보였다. 캔은 이동 중 냄새가 나지 않고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 해외 여행객이 증가할 무렵 필수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었고, 현재까지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1~2인의 소가구로 변화해 가면서 별도 용기에 따로 담지 않아도 먹고 싶은 만큼 꺼내 먹고 보관이 가능한 페트(PET) 용기 제품도 나왔다.

종가집은 2001년부터 김치유산균을 분리·배양하는 연구활동을 진행해 왔다. 유산균은 김치의 맛과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2005년 배양에 성공한 ‘류코노스톡 DRC0211’ 김치 유산균은 집에서 담근 김장김치의 맛을 구현해냈다. 이어 2011년에 선보인 ‘식물성 유산균 발효액 ENT’는 김치유산균의 활용 지평을 넓혔다는 평을 듣는다. 현재는 김치류, 반찬류, 육가공, 두부류, 어묵류, 떡류, 면류 등의 신선식품 및 화장품 등의 분야에서 유통기한 연장 효과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2017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맛이 좋고 발효능력이 뛰어난 김치발효종균을 개발했다. 대상은 김치발효종균 DRC1506을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종가집김치아이’로 명명하고 김치생산종균으로 특허출원했으며, 2017년 2월부터 생산하는 종가집 김치에 김치생산종균으로 적용하고 있다. 해당 종균은 국제 미생물 계통분류학 분야의 저명학술지인 국제미생물계통분류학회지(IJSEM)에도 게재됐다.

◆전 세계 수출 김치 중 41% 차지

종가집 김치의 지난해 수출액은 5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으며, 국내 총 김치 수출액 중 종가집 김치의 비중은 41%로 1위를 차지했다.

종가집 김치는 현재 미주와 유럽, 대만과 홍콩 등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일본 수출 물량의 90%, 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 수출되는 물량 80% 이상을 현지인이 소비하는 등 그 인기가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예전에는 일본 시장에 수출이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나 남미, 중동 등 원거리 지역까지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 수출액이 크게 늘고 있다. 2011년 5월 미국 PBS방송에서 방영된 한식 다큐멘터리 ‘김치 클로니클’ 등의 영향으로 미국 현지인들의 김치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덕분이다.

대상 관계자는 “예전에는 주로 친구나 지인이 한국인이거나 한국 여행을 통해 김치를 경험해 본 사람들의 입소문과 추천을 통해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최근에는 유튜브 등을 통해 K팝 콘텐츠를 공유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한류스타들의 팬덤이 커지면서 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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