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비번 입력 소리 해독해 잠금장치 풀고 시설 탈출…30분만에 발견돼

미국에서 치매에 걸린 노인이 요양원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를 풀고 탈출하는 일이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군 복무 시절 통신병이었던 노인은 복무 당시 모스 부호를 해독하며 체득했던 기억을 되살려 요양원 직원들이 문을 잠그며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소리를 듣고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를 풀었던 것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주고 있다.
3일 미국 폭스뉴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달 2일 테네시주 윌슨 카운티의 레버넌시에 있는 요양원 ‘엠름크로프트 시니어 리빙’에서 치매와 알츠하이머로 입주해 있던 노부부가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정확한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들 노부부 중 할아버지가 과거 군 복무 시절 온종일 모스 부호를 해독하며 체득했던 기억을 되살려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를 풀었던 것이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요양원을 빠져나왔지만, 두 구획 떨어진 곳을 배회하다 주민의 신고로 30분 만에 탈출극을 끝마쳤다.
탈출을 감행한 할아버지는 “과거 군대에서 모스 부호를 다루는 업무를 했다”면서 잠자던 기억을 살려 직원들이 전자 잠금장치를 누르는 패턴을 해독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지난 2월부터 할아버지가 방황하고 계속 출구를 찾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외부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실내 생활을 늘렸다고 한다.
또 밖으로 계속 나가려는 행동을 완화하기 위해 바깥 산책 시간도 가졌지만, 자유에 대한 노부부의 열망을 쉽게 꺾진 못한 셈이다.
요양원은 환자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사실이 알려져 과태료 2000달러(약 225만원)를 부과받았다.
요양원은 모든 출구의 비밀번호를 바꾸었다면서 “노부부가 안전하게 돌아와 줘 감사하다. 가족과 주 정부에 이번 상황을 알렸으며 관련 조사에도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